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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속 과학이야기] AI를 이용해 영상을 압축하다

2020-06-25기사 편집 2020-06-25 07:05: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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첨부사진1정길호 ETRI 홍보실장
연구원의 대표기술을 꼽으라고 하면 으레 TDX, CDMA나 반도체 등을 우선해 말한다. 그외 지난 44년간 잘 알려지지 않은 기술들이 우리 생활 속에도 많이 있다. 그중 하나가 우리가 매일 보는 '영상 압축기술'이다.

영상을 보기 위해선 원래의 데이터를 압축했다가 풀어서 봐야 한다. 고화질의 용량이 큰 데이터를 그냥 보내게 되면 시청자가 볼 수 없어 중간과정을 거치는 것이다. 대표적인 영상 압축기술로 MP4라 부르는 MPEG(Moving Picture Experts Group)에도 연구진의 노고가 숨어있다. 이로 인한 기술료도 100억 원 이상 수입을 올렸다. 최근 UHD 초고화질(UHD) TV에 많이 쓰이는 초고화질 압축 코덱(HEVC) 또한 연구진의 피땀이 녹아있다. 두 기술 모두 국제표준 기술이다.

연구진은 이에 만족하지 않고 최근 대세인 인공지능(AI)을 이용해 영상을 압축하는 기술에 도전하고 있다. 이러한 기술은 기존 국제표준 압축기술에 이어 진화하는 미디어 콘텐츠를 효율적으로 이용할 수 있도록 만들어줄 전망이다. AI를 이용해 기존 방식의 한계를 뛰어넘어 보자는 취지다.

지난주 미국에서 AI를 이용해 영상을 압축하는 경연(CLIC)이 펼쳐졌다. 내로라하는 글로벌 기업과 대학 연구진이 참가해 AI 기술의 우수성을 뽐냈다. 여기서 국내 연구진은 지난해 참가에 이어 당당히 세계 1위와 2위를 차지했다. 경연을 펼친 기업은 미국 퀄컴과 중국 화웨이, 일본 히타치 등 글로벌 기업들이 포함되어 있다. 올해로 3회째를 맞이하는 CLIC 대회는 구글, 페이스북, 넷플릭스 등 세계 유수의 기관들이 주관하고 후원하는 인공지능 기반 영상 압축기술 관련 유일한 대회다. 특히 세계적인 컴퓨터비전 관련 학회인 CVPR이 주관해 명성도 높다. 올해는 코로나19로 인해 온라인으로 개최되었다. 이번 대회 심사 부문은 △저비트율 영상 압축 △비디오 압축 두 개 분야였다.

ETRI는 영상 압축의 효율성과 품질을 겨루는 '저(低) 비트율 영상 압축' 분야에 두 팀이 나가 전 세계 55개 기업과 연구소와 자웅을 겨뤘다. 두 팀이 각각 세계 1위와 2위를 했는데 지난해 대회에서도 복원 속도 부문에서 세계 1위를 한 바 있어 2년 연속 입상하는 쾌거를 거두었다.

저비트율 영상 압축 분야는 HD부터 4K 해상도의 다양한 자연 영상 428개를 화소당 0.15 비트율(bpp) 이하로 압축한 뒤, 다시 이를 복원한 결과물의 화질 수준을 평가한다. 원본 영상 대비 최대 1/160의 크기로 용량을 줄이면서도 화질을 떨어트리지 않는 것이 관건이다. 여기에는 신경망 회로 알고리즘의 AI기술이 사용된다. 이 기술을 얼마나 잘 사용하느냐의 여부가 영상 압축의 열쇠인 셈이다.

평가는 어떻게 할까? 화질은 원본 영상을 압축한 뒤 복원한 영상의 '인지 화질'을 기준으로 한다. 거리와 밝기 등 정해진 기준을 두고 사람이 직접 점수를 매겨 순위를 매기는 평가 방식이다. 바로 사람의 눈이 아직까지는 제일 정확하단 뜻이다.

AI 기술은 용량이 크고 복잡한 영상 데이터의 반복되는 유형을 찾아내 압축 효율을 높이는데 최적화되어있다.

세계적인 기술을 남들 앞에 보여주는 길은 여럿이 있다. 논문을 먼저 내는 일, 특허를 내는 일, 그리고 이처럼 세계적인 콘테스트에 참여하는 일 등이다. 국내 연구진의 끊임없는 노력과 성과에 축하하고 초실감 미디어 서비스 활용과 차세대 비디오 압축 국제표준화 선도를 위한 원천기술 확보에 찬사를 보낸다.

정길호 ETRI 홍보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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