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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올 수 없는' 사막 지나 오아시스를 찾아

2020-06-24기사 편집 2020-06-24 14:31:08      김동희 기자 innovation86@daej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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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문화유산답사기-중국편 3권 (유홍준 지음/ 창비/ 432쪽/ 2만 원)

첨부사진1나의문화유산답사기

유홍준 명지대 미술사학과 석좌교수가 실크로드 답사 대장정을 마쳤다. 앞서 중국편 1-2권에서 실크로드를 찾아 서안에서 시작한 여정은 하서주랑과 돈황을 거쳐 이번 3권에서 본격적으로 신강위구르자치구 오아시스 도시들과 타클라마칸사막을 탐방했다.

유 교수와 답사 일행은 투르판, 쿠차, 호탄, 카슈가르 등 대표적인 오아시스 도시들을 거치며 다종다색의 문화와 역사를 공부하는 특별한 여정을 온전히 책으로 담았다. 특히 신강 지역 실크로드 답사의 핵심인 투르판과 쿠차의 답사 내용을 책 지면의 3분의 1 이상을 할애하며 다양한 볼거리와 풍경을 세밀하게 다뤘다.

투르판은 실크로드 북로와 중로가 갈라지는 길목에 위치해 고대로부터 실크로드의 대표적인 오아시스 도시로 꼽힌다. 대형 고대도시와 무덤, 길게 펼쳐진 포도밭과 인공수도 카레즈, 베제클리크석굴 등 불교유적과 이슬람 건축 유적 등이 남아 있어 답사객이 꼭 들러야 할 필수 코스로 꼽힌다. '서유기'에 등장하는 화염산을 배경 삼아 수려하게 펼쳐진 아름다운 석굴인 베제클리크석굴도 볼 수 있다.

쿠차는 화려한 문화유산을 품고 있는 고대 구자국의 도읍으로 키질석굴, 쿰투라석굴, 수바시 사원터 등 신강 지역 불교문화를 엿볼 수 있는 중요한 불교 유적들이 몰려 있다. 특히 키질석굴은 신강 최대 규모의 석굴로 벽화를 비롯한 많은 유적이 파괴됐으나 여전히 화려한 불교미술 작품들을 만날 수 있다. 또 최초로 불경을 한문으로 번역한 쿠마라지바와 조선족 화가 한락연의 이야기가 답사객을 매료시키는 곳이기도 하다.

이와 함께 저자는 '살아서 돌아올 수 없는 곳'이라고도 해석되는 타클라마칸사막을 건넌다. 고대부터 20세기 초까지 이곳을 지나간 순례자, 상인, 탐험가들은 모두 목숨을 걸어야 했다. 지금은 '사막공로' 두 군데가 개통돼 자동차로 관통할 수 있다.

사막을 건넌 답사 일행은 곤륜산맥을 뒤로한 옥과 불교의 도시 호탄을 경유한다. 호탄은 서역 불교가 성립한 곳으로 평가받고 지금도 여러 불교 유적지가 남아 있다. 제국주의자들이 경쟁적으로 유적을 찾아 나선 역사가 역설적으로 호탄의 가치를 전해준다. 호탄옥은 예로부터 중국에서도 가장 가치 있는 옥으로 평가받으며 지역의 이름을 높였다. 끝으로 유 교수는 중국 실크로드의 서쪽 끝 국경 근처에 위치한 실크로드의 요충지이자 이번 답사의 종착지인 카슈가르에서 파미르고원의 신비로운 설산과 호수를 앞에 두고 대장정을 마친다.

도로와 이동수단이 발달한 오늘날에도 사막과 산맥을 넘나드는 여행은 결코 쉽지 않다. 이렇듯 누구도 쉽게 갈 수 없기에 더욱더 답사객의 로망이 되는 이번 실크로드 답사기는 역사, 문화, 사람, 자연이 어우러져 기대를 훨씬 뛰어넘는 감동을 선사한다. 본격적인 여행철이 됐지만 최근 코로나19 사태로 해외여행은 물론이고 집 밖을 나서기조차 망설여지는 요즘 문화체험에 대한 갈증을 책 속 오아시스 답사기를 통해 해소해볼 것을 추천한다. 김동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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