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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임계점 지난 국회 원구성, 인내심 시험하나

2020-06-23 기사
편집 2020-06-23 18:1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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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제사법위원장 선출을 둘러싼 여야 대치로 국회법이 정한 원 구성 완료 시점을 보름이나 넘겼다. 코로나 위기에 대응하기 위해 제출된 추경예산안이 국회에서 잠을 자든 말든, 북의 안보위협이 고조되든 말든 여야는 요지부동이다. 오로지 18개 상임위원장을 여당이 독식토록 하느냐, 여야가 배분하느냐를 놓고 여론의 향배가 어느 쪽으로 향할지 계산하기 바쁘다. 무엇이 유리한지 전략과 전술만이 판을 치고 있는 것이다. 어제는 문재인 대통령이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일이 없도록 국회가 지혜를 모아주시길 간곡히 부탁드린다"면서 추경안의 신속한 처리를 당부했다. 국회에 대한 압박 보다는 절박함의 표현으로 보고 싶다. 여야가 대치 국면에서 벗어나 국민을 위한 정치로 돌아오길 바란다.

국회 원 구성이 부지하세월이다 보니 아무래도 속이 타는 것은 정부와 여당인 셈인데 묘안이 없다는 게 문제다. 민주당은 18개 상임위를 모두 차지해서라도 원 구성을 마치고 추경을 이달 중으로 마무리하겠다고 공언했다. 25일과 26일엔 본회의를 열겠다며 의원들에게 국회 주변에 대기하라는 지시도 내렸다. 더는 기다릴 수 없다는 최후통첩이지만 그 후폭풍을 감수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설령 이런 일이 벌어지면 21대 국회 전반기는 여당의 일방통행으로 갈 수밖에 없음을 염두에 둬야 할 것이다.

야당인 통합당의 태도 역시 가관이다. 이미 종결된 법사위원장 선출을 되돌리라는 요구는 판을 깨자는 얘기다. 단추를 잘못 끼웠다고 하지만 가능한 요구를 해야 통하는 것이다. 민주당에게 상임위원장 자리를 모두 내주겠다는 선언 또한 협박이나 마찬가지다. 수적 우위에 밀려 백기투항을 하는 자세처럼 보이지만 그보다는 절대 승복할 수 없다는 칼날이 숨어있다. 아무리 법사위원장의 역할과 가치가 크다고 해도 거대 여당을 견제하는 방법이 그 뿐인지는 되새겨볼 일이다.

21대 국회가 출범은 했지만 여야의 행보에서 협치는 고사하고 아예 정치가 실종된 느낌을 받게 된다. 여야의 셈법에 국회가 볼모로 잡힌 것이 한 두 번이 아니지만 작금의 행태는 과한 측면이 많다. 국민의 인내심을 시험하는 게 아니라면 이제 대치를 끝냈으면 한다. 이러다가 국회를 상대로 소환운동이나 구상권 청구를 해야 한다는 얘기가 나올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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