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 원내대표 이번 주 복귀해 상임위 구성 후 여당과 싸우겠다고 밝혀
민주당 이번 주 원 구성 완료, 다음주 3차 추경 처리 의사

사퇴 의사를 밝히고 잠행을 걸어온 주호영 미래통합당 원내대표가 국회 복귀 의사를 밝히면서 원 구성을 둘러싼 여야의 대립이 봉합될 지 주목된다.

주 원내대표는 "상임위원회에 들어가서 싸우겠다"며 이번 주 복귀를 시사했다. 반면 더불어민주당은 22일 `금주 원 구성 완료·내주 3차 추경안 처리`라는 시한을 제시하며 통합당을 거듭 압박하고 있다.

주 원내대표는 전날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이 온데 이어, 이날 초선 의원 5명이 자신을 찾아와 복귀를 설득했다고 전했다. 김 위원장은 이 자리에서 "상임위원장을 놓고 협상하지 말고 민주당이 다 가져가게 하고, 그렇더라도 우리 상임위원들은 제대로 역할을 하자"고 말했다고 주 원내대표가 전했다. 김 위원장과 주 원내대표는 의회의 권력 견제장치인 법사위원장을 야당 몫으로 가져오지 않으면 나머지 상임위원장을 가질 필요가 없다는데 인식을 함께 한 것으로 알려졌다. 거대 여당의 들러리가 되기 보다 미국처럼 모든 상임위원장직을 맡게 해 국정운영의 책임을 전적으로 지게 하는 것이 낫다는 것이다. 초선 의원들도 "민주당이나 박병석 국회의장이 한 폭거는 용서할 수 없지만, 우리는 국민을 상대로 떳떳하게 정치를 하자"며 "민주당이나 문재인 대통령이 위기를 만들고 형편없이 하는 상황에서 상임위원장 자리를 갖고 티격태격하지 말고 야당의 역할을 제대로 하자"는 의견을 전달했다고 주 원내대표는 전했다. 주 원내대표는 "상임위에 들어가면 의견 개진 정도로 끝나지 않을 것"이라며 "죽기 살기로 싸우겠다"고 말했다.

반면 김태년 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3차 추경은 반드시 6월 국회 내 심사를 완료해 7월에 집행해야 한다"며 "오늘부터라도 추경 심사와 안보 비상상황 대응을 위해 국회 정상화에 협조해달라"고 촉구했다. 박광온 최고위원은 통합당이 법제사법위원장을 차지하기 위해 태업을 하고 있다고 규정하고 "통합당이 여당을 향해 싸우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국민과 싸우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하지만 내부적으로는 주 원내대표의 강경 입장에 대한 당혹감도 감지된다. 민주당이 협상 카드로 `상임위원장 독식`을 거론한 적은 있지만 실현되는 것은 별개의 문제라는 점에서다. 경제 위기 대응과 남북 관계 등 현안이 산적한 상황에서 여당이 국회 운영의 책임을 모두 짊어지는 것은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는 지적도 나온다. 실제로 비공개 최고위원회의에서 일부 참석자들이 우려를 나타냈다. 한 참석자는 "18개 다 가져가면 국민의 공감대를 잃을 수 있다"며 "일단 주 원내대표가 국회에 들어온 다음 공식 발언을 들어보고 고민해보자는 이야기가 나왔다"고 전했다. 다른 참석자는 "총선 결과에 따른 비례성 원칙에 따라 (상임위원장을 여당이 11개, 야당이 7개 가져가는) 11대 7 합의안을 지키는 게 맞는다는 의견이 있었다"고 소개했다. 그럼에도 통합당의 국회 보이콧이 이어진다면 민주당이 18개 상임위원장 단독 선출이나 야당 몫 상임위원장 강제 선출을 포함한 결단에 나설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서울=이호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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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호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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