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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가산책] 아모르 파티(amor fati)

2020-06-23기사 편집 2020-06-23 07:32: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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첨부사진1박영선 성악가
방송의 오락프로그램 대다수가 트로트 가수 7인의 출연이다. 본 방송은 못 봤지만 이후로도 계속되는 그들의 출연을 보면서 그들의 인기와 트로트의 가사, 선율이 주는 공감이 얼마나 큰지 이해가 됐다. 그러던 중 김연자씨의 아모르 파티 속뜻이 이 시대의 좋은 글이 될 것 같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아모르파티(amor-사랑, fati-운명)는 독일 니체의 운명관을 나타내는 용어로서 자기운명에 대한 사랑, 즉 '운명애'란 뜻이다. 부정적인 것을 긍정적인 것으로 가치전환해 자신의 삶을 긍정하고 그에 대한 책임을 요구하는 것이다. 자칫 허무주의에 빠질 수 있는 인생을 삶 전체와 세상에 대한 긍정을 통해 허무를 극복하는 것을 의미한다.

우리 모든 인생에 발생하는 좋은 것, 나쁜 것, 슬픈 것, 기쁜 것 그러니까 인생에 일어나는 희노애락이 곧 운명이며 운명을 피하거나 비관하지않고 적극적으로 받아들이고 그것을 사랑할 때 자신에게 창조적인 일이 일어난다는 철학. 이것이 니체의 운명관이자 니체의 용어이기도 하다.

'산다는 게 그런거지 누구나 빈손으로 와/ 소설 같은 한편의 얘기들을 세상에 뿌리며 살지/ 자신에게 실망하지마 모든 걸 잘할 순 없어/ 오늘보다 더 나은 내일이면 돼/ 인생은 지금이야 아모르파티// 인생이란 붓을 들고서 무엇을 그려야 할지/ 고민하고 방황하던 시간이 없다면 거짓말이지/ 말해 뭐해 쏜 화살처럼 사랑도 지나갔지만/ 그 추억들 눈이 부시면서도 슬펐던 행복이여…'. 아모르파티의 가사는 대략 이렇다.

김연자의 아모르파티는 2013년에 발표된 이건우·신철 작사, 윤일상 작곡의 노래다.

15세의 어린나이에 데뷔를 하고 이후 20대에 일본으로 건너가 '엔카의 여왕'으로 불리며 최고의 인기까지 얻었던 김연자의 인생도 거듭되는 실패를 딛고 다시 일어서기를 반복한 삶이었지만 40년이 지난 지금도 그녀는 그 자리에 서있다. 그저 나이 있는 사람들만의 적은 팬들만 그 노래를 알고있었을 때 KBS열린음악회에서 노래하는 모습을 엑소팬들이 SNS에 올리게 되면서 접으려고 했던 노래가 역주행하게 됐다고 한다. 인생은 얼마나 많은 반전의 연속인가. 아무도 미래를 확정지어 말할 수 없다. '피할 수 없으면 즐기라'는 말도 있듯이 때로는 도전정신과 개척정신이 무색 할만큼 큰일들이 닥칠 때가 있다. 강한 태풍과 지진을 피할 수 없듯 말이다. 최종 7인의 미스터트롯들의 인생도 참으로 험난했음을 방송을 통해 우리는 익히 봐왔다.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버티고 도전해온 그들의 열정적인 삶에 박수를 보낸다.

난이도 차이는 있지만 트로트의 가사는 누구나 쉽게 공감할 수 있고 따라 부를 수 있기에 요즘처럼 낙이 줄어드는 시기에 이들 젊은이들의 노래는 우리에게 위로와 희망을 주고 있다고 생각한다. 한달이면 끝날 줄 알았던 코로나19는 한 학기를 삼키고도 물러서질 않는다.

또다시 오늘부터 공연장이 닫히는 사태가 벌어졌다. 클래식계는 그야말로 초비상사태다. 얼마나 거듭해야 끝날지 아무도 모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준비해야 하고 이겨내는 노력을 해야 한다. 인간의 역사는 계속 진화 발전해왔으며 어떤 경우도 '그것 때문에 내가 포기했다'는 해선 안된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역사를 이뤄왔다. 끝없이 우리는 '그럼에도 불구하고'를 만들어 내야 하며 아모르 파티(amor fati)를 기억해야 한다. 이럴 때 어른들이 하시던 말씀, '옛말하고 웃으며 살날 곧 올 것이니 잘 견디어 내라고'. 모든 걸작품은 작곡자가 가장 힘든 삶을 살 때 탄생됐다. 우리 각자의 삶도 아모르 파티로 기대해보자. 박영선 성악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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