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이스트교 갑천·가수원·서대전네거리 평면서 입체로 정비

대전 서구 갑천네거리는 출·퇴근시 상습 정체구역으로 차량 운전자들의 민원이 끊이지 않는 곳이다. 월평동 갑천대교네거리부터 갑천네거리까지 오전 출근길 차량이 길게 늘어서 있다.(왼쪽) 만년동 갑천네거리에 오후 퇴근차량이 몰려 극심한 정체현상을 빚고 있다. 윤종운 기자
대전 서구 갑천네거리는 출·퇴근시 상습 정체구역으로 차량 운전자들의 민원이 끊이지 않는 곳이다. 월평동 갑천대교네거리부터 갑천네거리까지 오전 출근길 차량이 길게 늘어서 있다.(왼쪽) 만년동 갑천네거리에 오후 퇴근차량이 몰려 극심한 정체현상을 빚고 있다. 윤종운 기자
대전지역 대표적인 상습정체구간으로 꼽히는 서구 갑천네거리와 가수원네거리, 중구 서대전네거리에 지하차도를 도입해 원활한 소통을 도모하는 `입체화` 정비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 세 곳 모두 각기 네 방향에서 일일이 신호를 받아 지나는 평면교차로다. 또 하나의 만성정체구간인 유성구 장대삼거리가 1357억 원의 혈세를 쏟아붓는 `외삼-유성복합터미널 간선급행버스체계(BRT) 연결도로 건설공사`를 거쳐 고가도로 방식의 입체교차로가 아닌 네 갈래 평면교차로로 재편된다면 머지않아 마주하게 될 `오래된 미래`라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장대삼거리와 같은 T자형 3지교차로에서 카이스트교 신설과 함께 평면 4지교차로로 만들어진 갑천네거리는 통행량 분산은커녕 극심한 교통혼잡만 유발하고 있다는 따가운 비판을 받으며 막대한 세금을 들여 지하차도를 파내야 할 판이다.

대전시는 최근 `교차로 입체화 정비 타당성 평가 및 기본계획` 수립을 위한 연구용역을 발주했다. 도로의 구조·시설 기준에 관한 규칙에 따라 주간선도로 교차로는 입체교차가 원칙이므로 시민들의 교통 불편 최소화, 도심권 교통혼잡 해소를 위해 주요 상습정체 교차로 입체화 방안을 적극 검토할 필요가 있다는 게 이번 연구용역의 배경이다. 올 연말까지 진행되는 용역에 갑천네거리, 가수원네거리, 서대전네거리가 들어 있다.

시는 `2016년 교통조사 및 분석보고서` 자료를 토대로 갑천네거리, 서대전네거리, 가수원네거리 순으로 입체교차로 우선순위를 선정했다. 갑천네거리의 교통량은 시간당 1만 482대, 서비스수준은 `F`다. 국토교통부의 도로용량편람상 서비스수준은 통행속도, 통행시간, 통행 자유도, 안락감, 교통안전 등 도로 운행 상태를 설명하는 개념이다. 가장 좋은 A부터 가장 나쁜 F까지 6등급으로 F 수준은 `도착 교통량이 그 지점 또는 구간용량을 넘어선 것이며 차량은 자주 멈추고 도로 기능은 거의 상실된 상태`로 규정된다.

서대전네거리와 가수원네거리 교통량은 각각 5989대, 7019대로 서비스수준은 `D`로 평가됐다. 이들 교차로의 교통량은 증가 추세다. 지난해 12월 시가 내놓은 `2019 교통조사 및 분석보고서`를 보면 오전 8-9시 서대전네거리 교통량은 6333대다. 승용차 대비 버스, 화물차에 일종의 가중치를 부여해 도로혼잡도를 파악하는 승용차환산대수(PCU)는 6819대로 더 커진다. 가수원네거리 역시 교통량은 7045대, PCU는 7845대로 차량 흐름이 집중됐다. 지역 61개 주요교차로 중 교통량이 가장 많은 곳은 궁동네거리(1만 634대), 가장 적은 곳이 대동역오거리(2536대)라는 점을 고려하면 서대전·가수원네거리는 교통량 상위권이다.

시 관계자는 "지역 주요지점을 연결하는 세 곳 네거리의 교통여건 개선이 필요하다는 판단에 따라 지하차도 설치 등 입체화하는 방안을 연구용역을 통해 검토해 보려 한다"며 "교통량 조사는 물론 입체화 방식과 사업비를 추출하고 무엇보다 경제적 타당성 여부를 따져 경제성이 있다면 예산 등을 고려해 입체화를 추진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서대전네거리와 가수원네거리는 2025년 개통 예정인 도시철도2호선 트램이 경유하는 지점이어서 기존 간선도로망 잠식과 도심 교통 혼잡 우려를 해소하고자 선제적으로 입체화 검토 대상에 넣었다"면서 "트램이 일단 건설되고 나면 입체화 논의 자체가 어렵다는 점도 한몫했다"고 설명했다.

주간선도로가 교차하는 지점이라는 측면에서 이들 네거리와 똑 닮은 장대삼거리를 당초 입체 방식에서 평면교차로로 조성을 강행하는데 대해 지역사회 각계에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카이스트교 건설사업 타당성 조사 당시인 2012년 지하차도 방식의 입체교차로를 설치하려다 예산 부족 때문에 평면교차로를 들였고 결국 원점으로의 회귀를 앞둔 갑천네거리의 시행착오가 장대교차로에서 그대로 반복돼서는 곤란하다는 얘기다.

대전·세종·충남 경제단체협의회와 대전시개발위원회는 지난 17일 `장대교차로 입체화 건립 촉구` 기자회견에서 "도시 혈관인 도로는 백년대계로 추진돼야 하고 향후 교통수요 증가로 입체화 방식으로 다시 변경해야 하는 일이 발생한다면 차라리 지금 설계를 바꾸는 게 전체 비용 측면에서 더욱 효과적일 것"이라고 주장했다. 문승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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