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기독교연합회, 지탄의 대상 될 수 있어 상황 예의주시
대전불교총연합회, 방역 수칙 동참 공문 지역 사찰에 발송
가톨릭 대전교구, 거리두기 등 지키며 현장 미사 그대로 진행

지난 15일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47번과 48번 확진자가 갈마동 소재 소형 교회 목사 부부로 밝혀져 지역 종교계도 긴장감 속에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지난달 30일 대전 46번 확진자가 발생한 이후 18일 만에 지역 추가 확진자가 잇따라 발생하고 있는 가운데 47번과 48번 확진자가 서구 갈마동에 있는 한 소형 교회를 운영하는 60대 목사 부부로 드러났다. 목사의 아내(48번 확진자)가 지난 10일, 목사(47번 확진자)는 11일 증상이 나타났으나, 최초 증상 발현 후 나흘이 지난 14일 교인 10명과 함께 예배를 진행했다. 예배가 있은 지 하루 만에 이 부부는 확진 판정을 받고 충남대병원에 입원했다.

지난 9일부터 15일까지 식당·카페·교회·약국 등을 방문한 이들 부부의 동선은 대부분 겹친다. 시에 따르면 16일 오후 11시 기준으로 교회 목사인 47번 확진자는 교인 등 14명과 접촉했고 이 중 2명(대전 51번·서울 마포구 32번)이 확진 판정을 받았다. 목사의 아내 48번 확진자는 교인 등 12명과 접촉했다.

시가 감염 경로에 대해 역학조사 중이지만 목사 부부는 최근 다른 지역을 방문한 적이 없다. 감염 경로가 불투명해 이른바 `깜깜이 환자`로 불안감을 키우고 있다. 이에 지역 종교계도 긴장을 늦추지 않고 있다.

우선 대전기독교연합회에서는 교회에서 확진자가 발생했다는 점에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오성균 대전기독교연합회 사무총장은 "이번 확진자가 발생한 교회는 대전기독교연합회에 등록된 교회가 아니라 공식적으로 언급하기 조심스럽다"고 말했다. 다만 "지금까지 연합회에 등록된 교회에서 확진자가 발생하지는 않았지만 혹시라도 확진자가 발생할 경우 지탄의 대상이 될 수 있어 경계하고 있다"며 "생활 속 거리두기 등 방역 수칙을 준수하며 현장 예배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대전불교총연합회는 이번 확진자 발생에 대해 굉장히 조심스럽다는 견해를 밝혔다. 연합회는 코로나 사태 이후 정부의 방역 수칙에 적극적으로 동참하라는 공문을 대전 지역 모든 사찰에 발송했다. 기존 사찰에서는 항상 점심 식사를 제공했으나 현재는 주먹밥이나 떡으로 대체하는 등 집단 모임을 제한하고 있다.

대전불교총연합회 회장 원각 스님(대흥사 주지)은 "불자들이 거리 두기 준수 등 방역 지침을 잘 지킨 덕분에 불교계에서는 지금까지 확진자가 발생하지 않은 데 대해 감사함을 느낀다"며 "앞으로도 코로나 환자가 발생하지 않도록 국가 시책에 꾸준히 협조하겠다"고 말했다.

지난 4월 23일부터 현장 미사를 재개한 가톨릭 대전교구는 이번 사태에 대해서 따로 교구 차원의 지침을 내지는 않았다. 다만 정부의 방역 수칙을 지키면서 현장 미사를 계속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대전교구청 관계자는 "기존과 같이 발열 체크와 마스크 착용 후 성당에 입장할 수 있도록 통제하고 있다"며 "미사 시간을 달리 해 인원을 분산시키고 성당 내부를 수시로 환기하는 등 정부의 방역 지침을 따르며 미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전했다.손민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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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민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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