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희숙 작가
박희숙 작가
요즘 코로나19 때문에 가정폭력과 아동 학대 사건이 늘었다고 한다. 집에 있는 시간이 많아짐에 따라 스트레스를 가족들에게 풀어서 그렇다고 한다.

가정폭력이나 아동학대 사건을 접하다 보면 가족의 의미를 생각해보게 된다. 가족이란 무엇이고 부모란 무엇인가?

윌리엄 파월 프리스(1819-1909)의 `행복한 화담이 많이 오가는 날` 작품을 보면 가족들에게 진정한 행복이란 평범한 일상을 함께 공유하는 것에서 온다는 것을 느끼게 해준다.

작품에서 가족들은 맛있는 음식이 가득 차려져 있는 커다란 식탁에 둘러앉아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생일을 맞이한 어린 소녀가 식탁 중앙을 차지하고 있고, 식탁 왼쪽에 어머니를 중심으로 소녀들이 앉아 있다. 오른쪽 창가에는 포도주 잔을 들고 있는 아버지와 그 옆에 소년들이 앉아 있다. 이러한 구도는 19세기 영국 빅토리아 시대 남자의 권위를 나타내기 위해 자리를 구분해서 그렸다.

특히, 어머니는 딸들의 이야기를 듣고 있으면서도 아버지를 바라보고 있다. 어머니가 아버지를 바라보고 있는 것은 남편에 대한 믿음과 존경심을 나타낸다. 딸들은 다소곳이 앉아 음식을 먹거나 어머니에게 말을 걸고 있지만 아들들은 음식을 손으로 만지거나 포크로 음식을 먹고 있다. 아들들의 행동은 오로지 음식에만 관심이 있다는 것을 나타낸다. 작가는 아들과 딸들의 대비되는 행동을 통해 일반적인 남녀의 성격 차이를 나타내고자 했다. 할아버지가 읽고 있는 신문은 사회를 의미하며 아버지가 할아버지를 바라보고 이야기를 하는 것은 남자들의 관심은 사회라는 것을 함축적으로 나타낸다.

하지만 할아버지가 신문 읽는 것을 멈추고 포도주 잔을 건네는 소녀를 바라보고 있는 것은 사회보다는 가정의 행복이 우선이라는 것을 나타낸다.

식사를 나누는 가족들의 행복한 일상을 담은 그림을 통해 가족들에게 필요한 것은 좋은 음식, 좋은 옷, 좋은 환경이 아니라 아이들의 말이나 배우자의 말에 귀 기울이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나타내고 있다.

아이를 낳았다고 부모가 되는 것은 아니듯이 가족도 가족이라는 이름하에 애정이 넘치는 것은 아니다. 끊임없는 관심과 애정 그리고 서로에 대한 배려가 있어야만 진정한 가족이 되는 것이다. 박희숙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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