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10 민주항쟁 33주년 기념식 참석

문재인 대통령이 10일 오전 서울 용산구 남영동 민주인권기념관(남영동 대공분실)에서 열린 제33주년 6·10민주항쟁 기념식에 참석해 기념사를 하고 있다.  [사진=청와대]
문재인 대통령이 10일 오전 서울 용산구 남영동 민주인권기념관(남영동 대공분실)에서 열린 제33주년 6·10민주항쟁 기념식에 참석해 기념사를 하고 있다. [사진=청와대]
문재인 대통령은 6·10 민주항쟁 33주년인 10일 현직 대통령으로는 처음으로 `남영동 대공분실`로 악명 높았던 옛 치안본부를 찾아 `경제`와 `일상`의 민주주의를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과거 `남영동 대공분실`이 있었던 서울 용산구 민주인권기념관 예정지에서 개최된 6·10 민주항쟁 기념식에 참석했다. 문 대통령이 6·10 기념식에 참석한 것은 취임 직후인 2017년에 이어 3년 만이며, 남영동 대공분실 자리에서 열린 기념식 참석은 처음이다. 이 곳은 33년 전 당시 22살이던 고(故) 박종철 열사가 물고문으로 숨진 곳이다.

문 대통령은 기념사에서 "죽음 같은 고통과 치욕적인 고문을 견뎌낸 민주인사들이`독재와 폭력`의 공간을 `민주화 투쟁`의 공간으로 바꿔냈다"며 "엄혹한 시절을 이겨내고, 끝내 어둠의 공간을 희망과 미래의 공간으로 바꿔낸 우리 국민들과 민주 인사들이 자랑스럽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제 남영동은 피해자들의 상처를 치유하고, 민주주의 역사를 기억하는 공간이 될 것"이라며 "정부는 위대한 민주주의 역사를 기념하는 데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향후 민주주의 방향성에 대해선 "우리는 이제 더 많은 민주주의, 더 큰 민주주의, 더 다양한 민주주의를 향해 가야 한다"며 경제분야의 평등을 포함한 일상의 민주주의를 역설했다.

우선 "우리는 마음껏 이익을 추구할 자유가 있지만, 남의 몫을 빼앗을 자유는 갖고 있지 않다"며 "또한 지속가능하고 보다 평등한 경제는 제도의 민주주의를 넘어 우리가 반드시 성취해야 할 실질적 민주주의"라고 제시했다. 이어 "평화는 어렵고 힘든 길이지만, 그럴수록 우리는 민주주의로 평화를 이뤄야 한다. 그렇게 이룬 평화만이 오래도록 우리에게 번영을 가져다줄 것"이라며 "우리의 민주주의는 결코 후퇴할 수 없고, 민주주의를 향한 길은 중단할 수 없다. 정부도 일상의 민주주의를 위해 더욱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문 대통령은 또 이날 사상 처음으로 민주주의 발전 공로자에 정부 훈포장을 친수했다. 과거 민주화 유공자에 대한 개별적 훈장 추서는 있었지만 시민단체 및 유관단체의 추천과 심사를 거쳐 기념식에서 훈장을 수여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문 대통령은 12명의 훈장 수여자들을 일일이 호명하며 "실로 이름 그 자체로 대한민국 민주주의이며, 엄혹했던 독재시대 국민의 울타리가 되어주셨던 분들"이라고 치하했다. 이번 국민훈장 모란장 수여자는 인권운동가인 고(故) 박형규 목사,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민변)을 설립한 고 조영래 변호사 등은 물론 전태일 열사의 모친인 고 이소선 여사, 박종철 열사의 부친 고 박정기씨, 이한열 열사의 모친 배은심 여사 등도 포함됐다. 이들은 숨진 민주열사들을 대신해 받은 것이 아니라, 자식을 잃고 직접 민주화 운동에 뛰어든 당사자로서 그 공이 인정됐다는 전언이다.

서울=송충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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