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세종·충남, 실업자 폭증
서민 물가 꿈틀, 실업률 상승 '이중고'

2020년 5월 충청권 시도 고용지표. 사진=충청지방통계청 제공
2020년 5월 충청권 시도 고용지표. 사진=충청지방통계청 제공
코로나19로 얼어붙은 충청권 `고용 충격` 여파가 좀처럼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취업자가 소폭 늘어났지만 실업률은 수개월 째 증가해 고용시장의 불안전성이 심화되고 있다.

코로나19 여파 속 고용지표는 바닥을 치고 있지만 체감물가와 직결되는 농축수산물과 교통비 등이 오르면서 서민의 가계 부담이 커지고 있다.

10일 충청지방통계청의 `2020년 5월 충청지역 고용동향`을 보면 대전·충남·세종의 실업률은 지난 해 같은 달에 견줘 적게는 0.9%, 많게는 1.3% 올라갔다.

대전 취업자수는 77만 4000명으로 지난 해 같은 달 대비 8000명(1.0%) 늘었다. 고용률은 전년 동월 대비 소폭(0.9%포인트) 상승했다.

소폭 상승한 고용지표와 달리 실업자가 큰 폭으로 늘었다. 5월 대전 실업자수는 4만 5000명으로 2019년 5월과 비교해 8000명(21.9%)이나 증가했다.

4월(4만 1000명)보다도 4000명이 늘어난 수치다. 실업자 다수는 코로나19 직격탄을 맞은 도소매·숙박음식업에 집중됐다.

실업률도 연속 증가세다. 대전 실업률은 5.5%로 전년 동월(4.6%)보다 올라갔다. 대전의 실업률은 지난 해 8월 이후 9개월 연속 상승하고 있다.

충남의 고용지표도 부정적이긴 마찬가지다. 충남 고용률은 63.2%로 전년 동월 대비 1.9%포인트 떨어졌다. 취업자는 119만 명으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3만 2000명(-2.6%) 감소하는 등 주요 고용지표가 주저앉은 모양새다.

실업률은 4.3%로 1.3%포인트 올랐다. 5만 4000명의 실업자가 발생했는데 이는 지난 해 5월보다 1만 6000명(43.6%) 증가한 수치다.

줄곧 양호한 고용 지표를 보였던 세종 역시 `코로나 쇼크`를 피하진 못했다. 세종의 5월 고용률은 62.7%로 지난 해 동월 대비(0.1%포인트) 하락했다. 코로나19 기세가 매섭던 지난 2-4월 3% 이하를 맴돌던 실업률이 5월에는 4%에 근접(3.6%)했다.

전국 고용지표도 부정적이다. 지난달 취업자 수는 2693만 명으로, 1년 전보다 39만 2000명 감소했다. 지난 3월(-19만 5000명)과 4월(-47만 6000명)에 이어 석 달째 감소했다.

3개월 연속 취업자 수 감소는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가 있었던 2009년 10월-2010년 1월, 4개월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한 이후 처음이다.

지역 경제계 관계자는 "일시휴직자는 휴직 사유가 해소되면 취업자로 복귀하는 것이 통상적이지만 고용상황이 호전되지 않을 경우 실업자로 남게 된다"며 "지난달보다 고용률이 소폭 오르긴 했지만 여전히 불안정한 상황"이라고 우려했다.

통계청은 향후 고용 전망에 대해 "사회적 거리두기가 생활 속 거리두기로 전환되면서 취업자 수 감소폭이 4월보다 축소됐다"며 "확진자 증가세와 제조업이 어떻게 가느냐에 따라 취업자 수 증감이 어느 방향으로 갈지 정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추락을 거듭하는 고용지표와 달리 서민 물가는 연일 오르고 있다. 체감물가와 직결되는 농축수산물과 기름 값, 교통비 등이 오르면서 서민의 호주머니를 압박하고 있다. 통계청의 5월 소비자물가 지수 자료를 보면 돼지고기를 포함한 육류 물가는 지난 해 같은 달과 비교해 대전 5.2%, 충남 8.8%, 충북 5.1% 올랐다.

대중교통 요금 인상도 서민들의 시름을 더하고 있다. 세종시는 다음 달 1일부터 시내버스 기본요금(카드 결제 기준)을 현 성인 1150원·청소년 910원·어린이 550원에서 각각 1400원·1100원·600원으로 인상키로 했다. 충남도 역시 시내버스 요금을 현 1400원에서 200원 인상하는 방안을 잠정 확정, 7월부터 적용할 예정이다. 김용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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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5월 전국 고용지표. 사진=통계청 제공
2020년 5월 전국 고용지표. 사진=통계청 제공

김용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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