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 감독 명성 흠집 … 선수 출신 한용덕도 어쩔 수 없어

(왼쪽부터)한대화, 김응룡, 김성근, 한용덕 감독 [사진=대전일보DB·연합뉴스]
(왼쪽부터)한대화, 김응룡, 김성근, 한용덕 감독 [사진=대전일보DB·연합뉴스]
한용덕 감독이 14연패의 책임을 지고 자진 사퇴하면서 한화 감독의 흑역사(?)가 재조명되고 있다.

10여 년 간 한화이글스 감독으로 기라성 같은 인물들이 부임했지만 결국 성적 부진을 거듭하며 경질되거나 명성에 흠집이 났다.

2009년 9월 부임한 8대 한대화 감독은 구단 출범 이후 대전 연고 출신 첫 감독으로 팬들의 많은 관심을 불러모았다.

동국대 감독으로 지도자 생활을 시작한 한대화 감독은 2004년 선동열 감독과 함께 삼성 코치로 입단, 2005년부터 수석코치로 활약했다. 그는 선동열 감독을 도와 두 번의 우승을 이끄는 등 지도력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그가 지휘봉을 잡은 첫 해인 2010년 한화는 8위로 리그 최하위를 기록했다. 2011년에는 LG트윈스와 함께 공동 6위로 시즌을 마감했다. 2012년에는 김태균과 박찬호, 송신영 등 빅스타를 대거 영입했지만 성적 부진은 계속 이어졌다.

이로 인해 구단 게시판에 감독의 사퇴를 요구하는 팬들의 게시물이 잇따르고 다음 아고라에는 한대화 감독의 해고청원 운동이 이어지면서 한 감독은 한화 부임 후 147승 6무 218패의 성적을 거두며 2012년 8월 사퇴했다.

한 감독의 뒤를 이어 2012년 10월, 9대 김응룡 감독이 부임했다. 김 감독은 경질 수모를 겪지는 않았지만 최악의 팀 성적을 거두며 `전설`의 명성에 흠집을 남겼다.

김응룡 감독은 82년부터 해태 감독을 맡아 2000년까지 18년간 해태를 이끌며 통산 9번 한국시리즈 정상을 밟았고, 2000년 시드니올림픽에서는 대표팀 지휘봉을 잡아 동메달을 일궈내기도 했다.

한화 감독 선임 당시 김응룡 감독은 22시즌 동안 한국프로야구 사령탑을 맡아 통산 2653경기에서 1463승 65무 1125패를 기록했다. 승률은 0.565다. `한국시리즈 10승 신화` 등 최고의 사령탑으로 인정받던 그였지만 한화를 살려내지는 못했다. 그가 사령탑을 맡았던 2013년과 2014년, 한화의 성적은 모두 리그 최하위를 기록했다. 결국 김응룡 감독은 계약 연장 없이 팀을 떠났다.

2014년 10월에는 `야신` 김성근 감독이 한화의 제 10대 사령탑으로 부임했다. 이전 태평양, 쌍방울, LG, SK등 중하위권을 전전하던 팀을 단숨에 상위권으로 올린 바가 있던 그였기에 한화 팬들의 기대감은 높아져만 갔다. 부임 당시 김성근 감독은 통산 2327경기에서 1234승과 57무 1036패를 기록하며 김응룡 전 감독에 비해 두 번째로 많은 승리를 거뒀던 감독이었다. 특히 2001년 감독대행을 맡아 LG를 이끈 김 감독은 이듬해 정식 지휘봉을 잡고 팀을 한국시리즈까지 올려놓았다.

김 감독이 이끌었던 LG는 그해 한국시리즈에서 막강한 전력을 구축했던 삼성과 한바탕 대결을 펼쳤고, 당시 삼성 김응룡 감독은 김성근 감독을 두고 "야구의 신과 대결하는 것 같았다"고 말한 것을 계기로 김성근 감독은 `야신`이라는 별명을 얻었다.

하지만 `야신`도 한화를 살려놓지는 못했다. 한화의 성적 하락은 2015년 6위, 2016년 7위, 2017년 8위 등으로 계속 이어져갔다.

이 같은 성적 부진과 함께 선수 혹사 논란, 박종훈 전 한화 단장과의 갈등까지 거론되면서 김성근 감독은 결국 한화와의 계약 기간인 3년을 채우지 못했다.

뒤이어 11대 감독으로 부임한 한용덕 감독은 프랜차이즈 선수 출신 감독으로 관심을 모았다. 그는 부임 첫 시즌 한화를 3위로 올려왔지만, 다음 시즌 한화는 9위로 주저앉았고 올 시즌에 이르러서는 한 시즌 구단 최다 연패인 14연패를 기록하며 결국 사퇴했다. 김량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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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량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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