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 2부 김대욱 기자
취재 2부 김대욱 기자
8일 전국 초·중·고 학생들이 교실 책상에 앉았다. 99일 만이다. 어느새 계절은 봄에서 여름으로 가는 중이다. 코로나 19는 여전히, 또 지긋하게 감염 소식을 전하고 있다. 부모들은 노심초사하며 눈을 질끈 감은 채 학교로 자녀를 보냈다. 올해는 유난히 학생들이 멘 책가방이 무거워 보인다.

교육당국은 그간 코로나 정국 속에서 `위기를 기회로`라는 말을 자주 언급했다. 그들의 말처럼 좋은 기회가 됐길 바랐던 한 사람으로 취재 중 느꼈던 점을 몇 가지 정리해본다.

우선, 미흡한 시스템이 혼선을 가중시켰다. 교육부의 방침은 각 시·도교육청으로, 그리고 학교로, 또 교사와 학생에게 전해졌다. 순서는 맞지만, 기능과 역할은 부재했다. 온라인 개학이나 등교수업이나 결국 학생과 마주하는 이는 교사인데, 이들이 대비할 방법과 시간까지 고려되지 않았다. 다시 역으로 세부지침을 만들어달라는 호소로 이어졌다.

막상 온라인 개학을 바라보는 학생들은 담담했다. 그나마 이들이 온라인 강의에 익숙했던 터라 가능했다. 대충 시간을 때우고자 대신한 수업콘텐츠가 마음에 들지 않았을 뿐이다. 도리어 학생들은 결정되지 않은 학사일정에 혼란스러워했다. 온라인 개학이 중요한 게 아니라 온라인 학습이 중요했다.

학교 재량에 맡긴 방역 대비는 부담에 부담을 더하게 만들었다. 자율에는 책임이 뒤따른다. 등교수업은 방역이라는 대전제가 깔려 있다. 집단감염이 언제 어디서 터질지 모르는 상황에서, 학교는 교육과 방역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아야 했다. 한 교사는 "왜 이제와 서야 교육당국이 `자율`을 내세우는지 모르겠다"고 불평했다.

우리나라 교육과정의 무게 추는 역시나 `대학입시`에 놓여 있었다. 개학이 연기될수록 고등학교 3학년 학생들에 대한 우려는 커졌고, 온라인 개학이나 등교수업 `1번`도 고 3이었다. 아무리 코로나 19라도 대입은 대입이었다.

여기까지다. 누군가에겐 조금 아쉬운 얘길 수도 있겠다. 그래도 이제 모든 학생들이 교과서를 펼치게 됐고, 그간의 시간도 있었으니 시행착오란 말은 설득력이 떨어질 것이다. 이제 시작다운 시작이다. 취재 2부 김대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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