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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가산책] 무엇으로 위로하고 어떻게 연주할까?

2020-06-09기사 편집 2020-06-09 07:26: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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첨부사진1김혜원 보이스 팩토리 아우라 단장
아파트 단지를 벚꽃이 가득 메우더니 이번에는 영산홍이 만개했다. 자연은 순리를 따라 흘러가는데 인간은 스스로 만든 지옥에 갇혔다.

자유롭게 외국 어디든 맘껏 여행 다니며 보고 싶은 연주도 실컷 보던 평범한 일상이 정지되고 사라졌다. 코로나19는 사회 곳곳의 많은 부분에 영향을 미치고 있겠지만 내가 몸담은 공연예술계에도 직접적으로 큰 변화를 주고 있다.

예술은 우리 인간에게 크나큰 선물을 안겨준다. 사람이 살아가는 데 정신적으로 안정된 삶을 살 수 있도록 도움을 주며 인간이 지닌 고귀하고 숭고한 삶의 가치를 아름답게 만들어 준다. 희망을 주기도 하며, 위로를 주기도 하며, 힘들 때 살아갈 용기를 주기도 하며, 지쳤을 때 다시 일어설 수 있는 에너지를 주기도 한다.

특히 코로나19로 인해 모두가 지쳐있는 이때, 문화예술계가 어려운 상황을 이겨내고 사람들에게 희망의 메시지를 주기 위한 작지만 큰 변화를 시도하고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일명 랜선 전시, 랜선 공연으로 관객을 만나고 있다.

이탈리아 출신의 세계적인 테너 안드레아 보첼리(Andrea Bocelli)는 코로나19로 피해를 겪는 지구촌에 랜선 공연을 선사했다. 그는 밀라노 두오모 대성당에서 '희망을 위한 음악회(Music For Hope)'를 열었다.

부활절인 이날 관객 없이 텅 빈 밀라노 두오모 성당에서 오르간 연주자의 반주에 맞춰 세자르 프랑크의 '생명의 양식', 구노 편곡의 '아베마리아', 마지막 곡으로 성가 '어메이징 그레이스'를 부르며 위로를 건넸다.

세계적인 피아니스트 조성진은 지난 4월 독일 베를린에서 무관중 단독 연주회를 열었다. 이번 연주회는 세계 최대 클래식 음반사 '도이치 그라모폰'이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세계인들을 위로하기 위해 기획한 온라인 공연인 '모먼트 뮤지컬(Moment Musical)'의 일환으로 베를린의 마이스터홀에서 진행됐다.

한편 거리두기를 실천하면서 자동차에서 참여하는 새로운 연주를 선보이기도 한다. 어둠이 내려앉은 저녁 시간, 라이브 콘서트가 열렸는데 연주회장이 아닌 곳에서 차량에 탑승한 채 공연을 관람하는 진풍경이 연출되기도 했다. 사회적 거리두기 범위 내에서 서로 떨어져 주차했고 관객들은 별도의 라디오 주파수로 차 안에서 음악을 감상했다고 한다. "비록 차에서 보는 연주이지만 가수랑 소통하면서 뭔가 힐링 되는 시간…" 관객들은 박수나 함성 대신 리듬에 맞춰 비상등을 깜빡이는 방식으로 호응했다고 한다.

대전예술의전당에서도 '퇴근길 ON'이라는 제목으로 유튜브를 통해 감상할 수 있는 온라인 콘서트를 기획하기도 했다. 긴 가뭄으로 마른 땅에 한줄기 시원한 소낙비가 내리듯이 6월부터는 대전예술의전당을 비롯한 전국 연주회장에서 객석 띄워 앉기로 공연을 재개한다고 하니 이제는 숨을 쉴 수 있겠다.

그동안 사회적 거리두기가 확산하면서 언택트(Untect, 비대면)는 거스를 수 없는 시대적 흐름이 됐다. 그래서 주목받기 시작한 것이 온라인으로 외부와 연결해 각종 활동을 하는 온택트(Ontact)다. 온택트는 언택트에 연결이 더해진 개념이다. 코로나19로 외부와 단절된 새로운 세상에서도 사람들은 온라인으로 일상을 영위하고 사회생활을 해나가고 있다.

코로나19가 촉발한 '뉴노멀' 시대에도 필수 불가결한 가치는 역설적이게도 콘택트(Contact, 접촉)다. 인간은 어떠한 시대적인 상황이 발생한다고 해도 서로의 감정을 공유하며 주어진 상황에 적응하며 살아가게 돼 있는가 보다. 김혜원 보이스 팩토리 아우라 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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