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용갑 대전시 중구청장
박용갑 대전시 중구청장
6월은 호국 보훈의 달이다. `호국보훈(護國報勳)`을 그대로 해석하면 `나라를 지키고 나라를 위해 힘쓴 사람들의 공훈에 보답한다.`는 뜻이 담겨 있다.

70년 전인 1950년 6월 25일, 남북한 전체인구의 20%에 달하는 수백만 명의 사상자가 발생하고 국토는 전쟁의 화마로 쑥대밭이 되었던 동족상잔의 비극인 6.25 전쟁이 시작됐다. 이러한 역사가 담겨 있는 6월에 나라를 위해 몸 바쳐 싸우신 호국영령들의 거룩한 뜻을 추모하기 위해 1956년부터 6월 6일을 현충일로 제정했으며 한발 더 나아가 지난 2010년부터는 6월 1일을 의병의 날로 제정했다.

의병은 나라가 외적의 침입으로 위급할 때 국가의 명령을 기다리지 않고 민중이 스스로의 의사에 따라 외적에 대항하여 싸우는 구국 민병으로서 한민족은 역사적으로 외세의 침략을 많이 받았으며 멀리 고구려와 백제 유민(遺民)의 국가부흥을 위한 의병투쟁에서, 가까이는 중국에서 투쟁한 항일의병에 이르기까지 많은 의병운동이 있었다. 특히 임진왜란(1592년) 때와 을미사변(1895년, 고종32년) 이후와 1910년 국권피탈 전후의 의병운동이 가장 활발하였다.

우리 민족은 나약해서 외침을 자주 받은 것이 아니다. 잦은 외침 속에 국난을 극복하려는 민초들의 의병정신이 오히려 반만년동안 나라를 지켜온 원동력이 되었으며 지금 우리의 몸에도 그러한 선조들의 DNA가 이어져 오고 있는 것이다.

우리는 지금 총칼로 침입해 온 적과 무력전쟁을 하는 것이 아니라 코로나 19라는 보이지 않는 적과 전쟁을 치르고 있다. 단순히 인명 피해만 보는 것이 아니라 경제적인 측면에서도 상당한 피해를 입고 있다. 전 세계가 대한민국을 전염병과 맞서서 성공적인 대응을 하는 국가로 칭찬하고 있지만 아직 코로나 위기가 끝난 것은 아니다. 방심은 금물이다. 최근 수도권에서 일어나는 집단 감염사태를 보면 모두가 방심을 한 까닭에 벌어진 일들이다.

국가가 위기에 빠졌을 때 민초들은 농기구 대신 무기를 들고 스스로 전쟁에 참여했다. 그들이 구하고자 한 것은 자신이 아니라 가정과 마을 나아가 나라를 구하고자 죽음을 각오하고 전쟁에 뛰어든 것이었다. 지금 우리에게는 나라를 위해 목숨을 바치신 선조들의 정신이 필요하다. `나 하나쯤이야 괜찮겠지` 하는 안일한 마음보다는 내가 감염이 되어 타인에게 끼치는 막대한 피해를 생각해야 한다. 우리 모두가 코로나 19라는 적을 퇴치하기 위한 의병이 되어야 하는 것이다.

`나는 젊으니까 괜찮겠지`, `설마 내가 걸리겠어?`, `날이 더우니 마스크가 너무 답답해`이러한 생각을 버리고 다시 한 번 모두가 하나 되어 국난을 극복한다는 마음으로 서로 배려하고 존중하며 생활 속 거리두기 수칙을 철저하게 지켜나간다면 세계에서 가장 먼저 코로나를 종식시키는 나라가 될 것이라고 확신한다.

물론 `코로나블루`라는 신조어가 생길정도로 생활속거리두기로 인한 스트레스도 심하다고 한다. 하지만 고통 없이 얻을 수 있는 것은 없다. 우리가 조금만 더 인내한다면 반드시 이 위기는 우리에게 새로운 희망을 가져다주는 기회가 될 수 있을 것이다. 호국보훈의 달을 맞아 다시 한 번 나라를 위해, 국민을 위해 노력하고 있는 전국의 의료진과 방역 관계자, 그리고 모든 국민 모두에게 뜨거운 감사와 응원의 박수를 보낸다.

박용갑 대전시 중구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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