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지부는 감염병 연구 외 다양한 보건의료분야 연구 주도권을 위해 복지부 이관이 필요하다는 입장인 반면, 질병관리본부는 청으로 승격되도 연구 기능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다만, 어느 분야까지 연구 대상에 포함시킬 것인지, 정책적 사안인지 순수한 연구 기능인지는 해석의 여지를 남겼다.

행안부는 지난 3일 질병관리본부를 청으로 승격하면서 산하 기구인 국립보건연구원의 감독 지휘 권한을 보건복지부에 이관하는 것을 주 내용으로 하는 정부조직법 개편안을 발표했다.

이 과정에서 논란이 되었던 국립보건연구원은 국립감염병연구소와 분리하지 않고 복지부 소속으로 두는 게 낫다는 판단 때문이다.

질병관리본부의 정원은 907명, 예산은 8171억 원이다. 국립보건연구원과 국립장기조직혈액관리원이 보건복지부로 이관되게 되면 질병관리본부의 정원은 746명, 예산은 6689억 원으로 줄어든다. 물론, 청 승격과 동시에 질병대응 기능을 강화하려면 그에 맞는 증원이나 예산 등이 더 늘어나야 한다.

문제는 직제 개편에 따른 업무 효율성으로 모아진다.

정부 안 대로라면 감염병 예방에 관한 법률, 검역법 등 5개 법률은 질병관리청 소관으로 이관된다.

감염병 확산 시 질병관리청에서 원칙적으로 감염병 대응을 총 주관한다. 다만, 감염병이 경계·심각단계 등 소위 팬데믹 현상으로 이어지면 의료자원 외에 기타자원, 재난자원의 총동원이 필요한 상황이 발생한다.이 경우, 보건의료 및 공중보건 업무를 전담하고 있는 보건복지부에서 이 부분에 관한 주관기관으로서의 역할을 하게 된다.

국립보건연구원 외 전국 주요 지자체 보건소 방역기능과 역할에 대한 직제 체재도 도마 위에 올랐다.

복지부는 "시군구마다 있는 보건소에서 방역업무는 여러 기능 중 한 부분"이라며 "방역업무를 떼서 독립적인 기능으로 하기에는 조직적으로 어려울 것 같아 질병관리청 소속으로 배치하는 것은 어려울 것"이라는 입장이다.

한편, 정은경 질병관리본부장은 "질병관리본부가 청으로 승격돼도 연구 기능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정 본부장은 4일 중앙방역대책본부 브리핑에서 "질병관리본부를 청으로 독립시키는 이유는 특히 감염병에 대한 위기대응 그리고 감염병 대응 및 다른 공중보건위기대응에서도 전문성과 독립성을 가지고서 업무를 더 잘하라는 그런 의미로 이해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질병관리청이 해야하는 연구가 현재 국립보건연구원이 하고 있는 기초기전 백신 ·치료제 개발연구와는 조금은 성격이 다르다"며 "그 부분에 대해서는 행안부와 계속 협의를 진행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장중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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