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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단일기] 초록 바람-앎이 삶이 되어야 한다

2020-06-05기사 편집 2020-06-05 07:02: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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첨부사진1홍광민 한국교원대부설 미호중 교사
"에구~ 오늘도 또 잊어버렸네. 매일 가지고 가야지 하면서 매번 잊고 오네. 벌써 많이 모아 놨는데..."

나와 함께 하는 짝꿍 선생님의 아침 인사다. 우유팩의 소중함을 몰라 재활용 되지 못하고 아무렇게나 버려지는 현실에서 우리 학교 '우유팩 모으기' 활동은 우리 학교 선생님과 아이들의 즐거운 참여를 이끌어 주고 있다. 이제 조금씩 환경을 지키는 활동에 참여하는 '초록 근육'이 만들어지고 있는 것 같다. 이처럼 우리 학교에서 살살 불고 있는 미호의 초록 바람 이야기를 하고자 한다.

한국교원대학교부설미호중학교는 선택과목으로 '환경'을 지정하여 교육과정 속에서 1, 2학년이 주당 1시간씩 환경 교과 수업을 한다. 우리나라 멸종위기 야생동식물을 배우며 우리 학교와 관련된 '미호종개'를 알아가는 감수성 터치 교육과 생명 존중 교육을 하고, 생활실천교육으로 우유를 마실 땐 '톡톡톡 흡~' 수업과 연계한 캠페인도 한다. 학생들이 '이제 우유 마실 땐?' 하면 모두 '톡톡톡 흡~'을 외친다. 뿐만아니라 함께 만들어가는 초록학교를 위해 7개 교과와 연계하여 미세먼지를 멀리 밀어내자는 주제로 융합수업을 추진하는 뜻깊은 시간도 가졌다.

우리 학교는 '앎이 삶이 되어야 한다'는 캐치프레이즈 아래 초록 바람 3가지가 불고 있다.

첫째, 가정과 지역 사회와 연계하여 우유팩을 수거하고 재활용하는 활동이다. 지난 한 해 동안 청주시에 수거하여 보낸 수거량이 206kg으로 약 400개가 넘는 두루마리 화장지를 받아 활동에 참여한 학생과 인근 가게 11곳에 배부하는 무척이나 보람되고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둘째, 초록교실 만들기 프로젝트이다. 1인 1화분 만들기와 더불어 페트병을 활용한 시스템 물받이를 만들어서 교실을 생명력 넘치는 교실로 꾸미고, 더불어 학생들과 교실 미세먼지를 잡기 위한 공기청정기를 만들어 가동하며 정기적으로 미세먼지를 측정하는 즐거운 활동을 했다. 셋째, 교내 생태체험학습장을 만드는 활동이다. 시멘트벽을 초록의 담쟁이가 가득한 녹색벽으로 만드는 활동을 하였는데, 학생들과 페트병을 모아 냅킨아트로 꾸며 담쟁이 화단 울타리를 만들고, 태양광 에너지를 이용한 자동관수 시스템을 만들었다. 올해의 가장 인기 있는 야외 교육장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

마지막으로 소개할 자랑스러운 '인디에코(In The Eco)'와 '우유팩을 사랑하는 모임인 우사모'라는 환경 자율동아리활동이다. 환경기념일을 챙겨서 교내 캠페인을 하고 축제 부스 운영, 각종 동아리 발표 대회 참여 등 많은 쾌거를 이루어 냈다.

동아리 학생들에게 정말 감동스럽고 감사한 것은 주당 2회 이상 인근 가게를 방문하여 우유팩을 수거하고, 학생들이 가정에서 가져온 우유팩을 모아 기록하고 정리하는 일들을 내일처럼 최선을 다하는 모습에서 교사인 나는 보람과 힘을 얻었다.

지난해 11월 코엑스에서 환경동아리발표대회가 있었다. 발표를 마치고 돌아오는 길에 편의점에 들렀는데 초코맛 우유를 2개 구매한 학생이 있었다. 우유를 마시고 그 우유팩을 휴지통에 버리지 않고 새지 않게 가방에 조심스레 넣는 모습을 보며 그 이유를 물었다. 그 학생의 대답은 "그냥 휴지통에 버리면 안되죠. 깨끗이 씻어서 학교로 가져갈 거예요." 소개하지 않을 수 없는 이런 멋진 학생이 우리 학교에 초록 바람을 불게하고 있다.

벤자민 프랭클린이 '준비에 실패하는 것은 실패를 준비하는 것'이라는 말을 했다. 초록 학교라는 이름으로 충북교육은 다음 세대를 위한 준비를 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브라질 나비의 날갯짓이 텍사스에서 토네이도를 유발하였는가?'라고 했던 기상학자 로렌츠의 말처럼 충북에서 불고 있는 작은 초록 바람이 더 큰 초록 바람이 되어 놀라운 변화를 기분 좋게 일으키길 기대한다. 홍광민 한국교원대부설 미호중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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