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개척교회 다녀온 목사 최초 확진… 수도권 중심 빠른 확산
대부분 무증상 확진… 조기 발견 실패 시 지역 사회 유행 우려

인천 한 교회서 코로나19 집단 확진 [연합뉴스]
인천 한 교회서 코로나19 집단 확진 [연합뉴스]
수도권 개척교회를 중심으로 집단감염이 속출하는 가운데 부흥회, 기도회, 찬양회 등 교회 소모임이 지역 사회 감염 재확산을 일으킬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인천의 한 개척교회를 방문한 목사가 지난달 31일 최초 확진 판정을 받은 이후, 이 목사가 방문한 개척교회 목회자 성경 공부 모임을 중심으로 빠른 확산세를 보이고 있다.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3일 정오 기준 관련 확진자는 55명으로 전날 대비 10명이 늘었다.

이번 감염 확산세는 수도권에 한정된 상태다. 그러나 문제는 인천 개척교회 확진 사례에서 볼 수 있듯 최초 감염 경로를 파악하기 어렵고 대부분이 무증상 확진자라는 점이다. 이처럼 감염 여부를 조기에 발견하지 못할 경우 지역 사회 유행으로 번질 가능성이 높다.

대전 지역에서도 여전히 교회 관련 소모임 활동이 이뤄지고 있어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다. 3일 오전 11시 방문한 중구 소재 기독교 관련 단체에서도 목회자 10여 명이 한 방에 모여 찬송가를 부르고 소규모 예배를 진행하고 있었다.

교인들 사이에서는 되도록 소모임을 자제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된다. 4년째 교회에 나가고 있는 시민 박모(30)씨는 "신앙생활도 물론 중요하지만 당장 감염 확산을 막기 위해서라도 협소한 공간에서 이뤄지는 소모임은 당분간 하지 말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시 문화유산과는 지역 사회 전파를 우려해 지난 2일 소모임 등 집합을 자제하라는 협조 공문을 대전기독교연합회에 발송했다. 다음 주에는 전체 종교시설을 대상으로 현재 시범 운영 중인 QR코드 전자출입명부 신청 안내와 소모임 자제 공문을 보낼 예정이다.

대전기독교연합회에 따르면 개척교회 포함 지역 내 교회는 2500여 곳, 35만여 명의 교인이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수도권 코로나 확산세로 연합회에서도 각 교회에 소모임을 자제해 달라고 권고하고 있지만 강제성이 없어 통제는 불가능하다.

연합회 관계자는 "인천 개척교회 관련 확산세에 대한 심각성을 인식해 연합회에서도 소모임을 자제하라고 권고하고 있지만 강제성은 없다"며 "다만 정부 방침에 협조하기 위해 생활 속 거리두기를 유지하려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정부는 종교 소모임 활동의 집단 전파 위험성이 매우 높다며 경계와 자제를 호소하고 있다. 김강립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1총괄조정관은 3일 오전 브리핑에서 "종교시설의 경우 최근 소모임을 중심으로 감염 확산이 급속하게 발생하고 있는 점을 감안해서 가능한 이러한 모임을 연기하거나 비대면으로 진행해 달라"고 요청했다. 손민섭 수습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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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민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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