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난지원금 소비 증가한 육류 가격 올라
세종 시내버스 요금 인상…서민 부담으로

대전 서구 둔산동 한화갤러리아타임월드 지하 2층 축산물 코너에 돼지고가가 진열돼 있다. [사진=대전일보DB]
대전 서구 둔산동 한화갤러리아타임월드 지하 2층 축산물 코너에 돼지고가가 진열돼 있다. [사진=대전일보DB]
코로나19 여파 속 충청권 서민 물가가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코로나19 영향이 길어지면서 전체적인 물가상승률은 `저공행진`을 거듭하고 있지만, 체감물가와 직결되는 농축수산물과 기름 값, 교통비 등이 오르면서 서민의 호주머니를 압박하고 있다.

3일 충청지방통계청에 따르면 5월 대전 소비자물가 지수는 전년 같은 달 대비 0.5% 하락한 103.86을 기록했다. 충남지역 소비자물가지수도 지난해 같은 달에 견줘 0.3% 하락했다. 충북의 소비자 물가도 뒷걸음질 쳤다. 5월 소비자 물가 지수는 104.5를 기록, 전년 동월 대비 0.3% 하락했다.

그러나 재난지원금으로 소비심리가 살아나면서 품목별 소비자 물가 상승세가 포착되고 있다. 중소형마트나 전통시장을 중심으로 육류 가격이 큰 폭으로 오르고 있다.

통계청의 5월 소비자물가 지수 자료를 보면 돼지고기를 포함한 육류 물가는 지난 해 5월과 비교해 대전 5.2%, 충남 8.8%, 충북 5.1% 올랐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의 농수산물 유통정보(KAMIS)를 보면 대전 전통시장에서 팔리는 국내 냉장 삼겹살(100g)은 2450원에 거래되고 있다.

지난 해 같은 시기(2120원)보다 330원 오른 가격이다. 한우등심(100g)은 8350원으로 1년 전(7343원)보다 1000원 가까이 가격이 상승했다.

대전의 채소류 물가는 지난 해 같은 달 보다 6.9%나 뛰어올랐다. 충남은 11.6%, 충북은 9.1% 올라 수요 집중에 따른 `가격 인상` 현상이 물가 지표에 담겼다.

한국소비자원의 가격정보 종합포털 `참가격`의 6월 첫째 주 삼겹살(100g) 가격은 전국 평균 2984원으로 전주(2817원) 대비 2.73% 올랐다. 한 달 전(2655원), 1년 전(2689원)보다 비싸졌다.

식재료 가격 오름세는 농축산물 출하량이 지난해에 견줘 소폭 감소한 반면, 집밥 수요가 늘어났기 때문이라고 업계는 분석하고 있다.

늘어난 수요를 따라가지 못한 공급량도 가격 상승의 원인으로 지목된다. 시내버스 등 대중교통 요금 인상도 서민들의 시름을 더하고 있다.

세종시는 버스요금 등 시민 생활과 밀접한 서비스 요금이 줄줄이 오르고 있다. 시는 다음 달 1일부터 시내버스 기본요금(카드 결제 기준)을 현 성인 1150원·청소년 910원·어린이 550원에서 각각 1400원·1100원·600원으로 인상키로 했다.

세종-반석역, 오송역-반석역, 마을버스도 요금도 각각 50-150원 가량 인상된다. 요금인상은 2012년 시 출범 이후 8년여 만이다.

시가 대안 교통수단으로 도입한 공유 전기 자전거 `일레클`의 요금도 최근 올랐다. 일레클 이용 요금은 보험료 120원을 낸 후 최초 5분·500원에서 1분 당 100원씩 추가되는 구조였지만 지난 4월 기본요금이 최초 15분·1500원을 결제해야 하는 구조로 바뀌었다.

시민 이모(55)씨는 "세종은 타 지역보다 물가가 비싼 수준인데, 서민의 발인 버스마저 요금이 오른다고 하니 아쉬운 마음이 든다"며 "코로나19로 경기가 어려운 상황에 물가가 오름세를 보이며 걱정이 앞선다"고 말했다.

4개월 째 곤두박질 치던 휘발유 가격도 상승곡선에 접어들어 운전자들의 부담이 커졌다.

한국석유공사 유가 정보 서비스 오피넷에 따르면 이날 대전 평균 휘발유 가격은 리터당 1269.50원으로, 5월 최저점을 찍었던 14일 1220원 보다 50원 올랐다.

경유는 리터당 1080원으로 지난 달 14일(1037원) 보다 43원 올랐다. 충남 휘발유 평균가격은 리터당 1282원, 충북 1285원, 세종 1267원 등을 기록해 전주 대비 적게는 20원, 많게는 40원 상승한 가격대를 형성하고 있다.

통상 국제가격과 유가는 2-3주 정도 기간을 두고 국내 기름값에 반영돼 이달 초부터 유류 가격 인상이 본격화될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김용언·천재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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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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