번영의 역설 (클레이튼 M.크리스텐슨·에포사 오조모·캐런 딜론 지음/ 이경식 옮김/ 부키/ 472쪽/ 1만 9800원)

번영의역설.
번영의역설.
"세계 빈곤이 사라지지 않는 이유는 무엇일까."

`파괴적 혁신`의 경영 구루 클레이튼 크리스텐슨이 죽기 직전까지 매달린 화두로 저서 `번영의 역설`을 통해 가난과 번영, 발전과 성장을 대하는 사고방식, 해결책 등에 대해 연구 성과를 집대성했다.

`위대한 경영 사상가`, `혁신의 대부`로 불리던 크리스텐슨 교수는 올해 1월 향년 67세를 일기로 삶을 마감했다.

그는 `파괴적 혁신` 이론의 창시자로 30년 가까이 하버드경영대학원 교수를 지낸 학자이자 4개 회사를 창업한 기업가인 동시에 인텔, 애플, 아마존, 넷플릭스 등 거대 테크놀로지 기업 CEO들이 경영 구루로 삼은 컨설턴트였다.

조지프 슘페터의 `창조적 파괴`와 피터 드러커의 `경영 혁신`을 잇는 대표적인 혁신 사상으로 꼽히는 그의 `파괴적 혁신` 이론은 오늘날 경영계와 산업계를 넘어 거의 모든 부문에서 발전과 성장을 논할 때 참고하고 기준으로 삼는 혁신의 아이콘과 같은 용어로 자리 잡았다.

저자는 "어째서 어떤 나라들은 번영의 길을 찾는데 다른 나라들은 여전히 가난의 질곡에서 헤어나지 못할까"라는 역설의 해답을 찾기 위해 평생 동안 고민하고 연구한다.

그는 1970년대 초 당시 아시아에서 가장 가난한 나라들 가운데 하나로 꼽히던 한국에서 모르몬교 선교사로 2년을 보내며 참담한 현실을 목격한 이래 한국에 초점을 맞춰 경제 개발을 연구하겠다고 결심한다.

특히, 한국을 도우고 싶다는 마음이 처음 들었을 때 떠올렸던 일생의 질문인 `번영의 역설` 문제와 수십 년 동안 씨름한 끝에 마침내 그 해답을 찾아낸다.

옛 베네치아공화국부터 미국, 일본, 중국, 인도, 싱가포르, 타이완, 케냐, 르완다, 남아공 등 세계 각지의 무수한 사례를 연구한 결과 그동안 빈곤 해결에 실패를 거듭해 온 것이 전통적인 개발 기반 해결책인 `밀어붙이기식 개발 전략` 때문임을 밝히고, 가난한 나라에 막대한 돈을 쏟아 부어 우물이나 화장실, 학교 등을 무작정 지어 봤자 왜 아무 성과가 없는지 명쾌하게 규명해 낸다.

나아가 제도 개혁, 부패 척결, 인프라 개선에 매달리는 대신 새로운 시장을 창조해 수익과 일자리, 문화 변화를 이끌어 내는 `끌어당기기 전략`이 어째서 번영으로 나아가는 진정한 해결책인지 설득력 있게 입증한다.

이와 함께 책은 한국의 삼성과 포스코 및 일본의 소니와 도요타, 저렴한 보험 상품을 제공하는 보험회사 마이크로인슈어, 중국인의 일상을 뒤바꾼 전자레인지회사 갈란츠, 케냐에 모바일 금융 플랫폼 서비스를 도입한 통신회사 사파리콤, 나이지리아의 라면 시장을 개척한 식품회사 톨라람 등 나라별 번영의 길을 이끈 혁신 기업들의 이야기들을 소개한다.

책은 빈곤을 기회로 바꿔 지속가능한 번영을 창조할 수 있도록 혁신 대부의 강력한 통찰과 지침인 동시에 우리 모두가 더 행복한 삶과 세상을 살아가기를 소망하는 인생 구루의 마지막 선물이다.김동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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