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아암 환아들을 위해 나눔에 앞장서고 있는 정문영(왼쪽), 정낙인 부자. 사진=백혈병소아암협회 충청지회 제공
소아암 환아들을 위해 나눔에 앞장서고 있는 정문영(왼쪽), 정낙인 부자. 사진=백혈병소아암협회 충청지회 제공
[천안]나눔의 DNA로 대를 이어 환아들에게 희망을 선사하는 부자가 눈길을 끌고 있다.

백혈병소아암협회 충청지회(지회장 박우성)는 천안시 동남구 용곡동에 위치한 카페 `눈들재`의 정낙인(31) 대표가 소아 백혈병 환아에게 조혈모세포를 기증했다고 3일 밝혔다. 정 대표는 지난 2008년 조혈모세포 기증희망자로 등록했다. 12년이 지난 올해 2월 유전자가 일치하는 생면부지의 환자가 있다는 연락을 받았다. 그는 검사 결과 일치할 확률이 높아 치료 결과에도 희망적이라는 이야기를 듣고 망설임 없이 조혈모세포를 기증했다.

정 대표는 "헌혈과 비슷한 과정이어서 어렵지 않았고 몇만 분의 1의 확률로 선택받았다고 생각했다"며 "지인들에게도 생명을 살리는 값진 경험을 나누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기증 후 조혈모세포를 받을 환자가 성공적인 수술로 건강하게 지내길 바란다며 한국백혈병소아암협회 충청지회 후원금 50만 원도 기탁했다. 2년 전부터는 저소득층 및 소외계층 아동들을 위해 지역 사회에 수익금도 환원하고 있다.

정 대표의 아버지인 천안축산농협 정문영 조합장은 2007년부터 13년째 천안과 아산 등 충청지역 백혈병 소아암을 앓고 있는 어린이를 위해 지속적 기부를 실천해오고 있다. 2019년까지 누적된 천안축협의 소아암 후원금은 3억 6800만 원에 달한다. 87명의 소아암 환아들이 지원을 받아 새 생명의 기쁨을 누렸다.

박우성 지회장은 "골수 기증이라고 말하는 조혈모세포 기증은 팔이나 중심정맥관 등의 말초혈에서 채집해 성분헌혈 방식과 같다"며 "과거 골반 뒤쪽 뼈에서 골수를 채취하는 방식이 알려져 두려움과 인지도 부족으로 실제 기증 희망을 등록해도 거부하는 경우가 적지 않은데 생명을 살리기 위한 실천과 후원에 감사드린다"고 고마움을 전했다. 윤평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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