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대전 중구 한밭도서관에서 한 시민이 QR코드를 인증하고 있다. 사진=대전시 제공
2일 대전 중구 한밭도서관에서 한 시민이 QR코드를 인증하고 있다. 사진=대전시 제공
"처음엔 생소하고 불편했는데 자주 사용하면 괜찮을 것 같은데요."

"QR코드는 뭐고 인증은 어떻게 하라는 건지. 대체 알 수가 없어요."

정부와 대전시가 산발적인 코로나19 확산을 막고 집단감염 가능성에 대응하고자 시범운영에 들어간 QR코드 기반의 전자출입명부를 두고 연령대에 따라 반응이 크게 엇갈렸다. 젊은 층은 제도 도입 취지에 공감하며 빠른 적응을 보였지만 노년층을 중심으로 어려움을 호소하거나 거부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대전지역 고위험시설 14곳에서 전자출입명부(QR코드)를 시범 도입한 2일 오전 중구 한밭도서관. 도서관 출입구를 들어선 20대 대학생 A 씨는 "QR코드를 발급받기 위해 네이버 앱을 설치하고 업데이트해야 해 귀찮았지만 막상 해보니 그리 어렵지는 않은 것 같다"며 "휴대전화를 집에 두고 다니지 않는 이상 앞으로 QR코드 인증하는 것이 편할 것 같다"고 말했다. 이날 한밭도서관을 찾은 시민들은 도서관 입장을 위해 스마트폰을 꺼내 네이버 앱을 실행시켰다. 네이버 앱 안에 있는 정보란에 들어가 QR코드를 실행시키면 15초간 QR코드가 생성되고 입구 앞 태블릿PC 카메라에 인증해야 도서관 안으로 들어갈 수 있다.

전자출입명부를 이용하면 방문자 정보와 QR코드 방문기록을 각각 QR코드 앱 운용사와 사회보장정보원 서버 내 저장 관리하게 되며 이름·연락처 등 수집된 정보는 4주 뒤 자동 파기된다고 대전시는 설명했다.

젊은 층과 달리 노년층은 QR코드 인증에 적응하지 못해 어려움을 겪는 모습도 눈에 띄었다. 이들은 직접 수기로 출입명부를 작성했다. 한 70대 시민은 "안내하는 대로 해봤지만 인증하라는 것도 많고 복잡해서 QR코드 인증을 포기했다"며 "직접 손으로 작성하는 것이 속 편하다"고 했다. 일부 방문객은 개인정보가 담긴 QR코드를 제시해야 한다는 데 거부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한 시민은 "눈에 보이지 않는 디지털 자료가 어딘가에는 남지 않겠느냐"며 손으로 출입자 명부를 작성했다. 이에 대해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관계자는 "QR코드를 이용하면 개인정보가 암호화되고 기록이 제3의 기관에 따로 보관된다"며 "방역당국의 역학조사가 필요한 경우에만 정보를 이용하고 4주 뒤 폐기된다"고 거듭 강조했다.

전자출입명부 시스템을 시범 운영하는 서구의 한 코인노래방에서도 스마트폰으로 일회용 QR코드를 발급받아 업주에 제시해야 하는 절차가 불편하다는 반응이 나왔다. 평일 낮이어서 손님이 많지 않았지만 이 코인노래방은 모든 손님의 QR코드를 스캔해 방문기록을 생성했다. 업소 관계자는 "코인노래방 업주들 가운데 나이 든 사람들이 많아 시스템 사용법을 익히는 데 어려움이 있을 것"이라며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대전시는 QR코드 기반의 전자출입명부를 지역내 클럽 등 유흥주점 4곳, 도서관·일반음식점·단란주점 각 2곳, 노래연습장 3곳, 영화관 1곳 등 모두 14곳에서 시범운영한다. 이 결과를 토대로 오는 10일부터 모든 고위험시설에 전자출입명부 설치를 의무적으로 도입할 계획이다. 박물관이나 교회 등 적용 권고 시설에 대해서도 시설 동의 등을 통해 자발적으로 전자출입명부를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

이강혁 시 보건복지국장은 "전자출입명부를 통해 저장된 개인정보는 역학조사가 필요할 경우에만 활용하고 정부와 함께 개인정보 보호에 만전을 기하겠다"며 "원활한 역학조사와 코로나19 집단감염 확산 방지를 위한 조처인 만큼 관련 업주와 시민들이 적극적으로 협조해 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박상원 수습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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