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교육청 다중밀집시설 이용 자제 권고 불구 몰려들어

[사진=대전일보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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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와 교육당국이 코로나19 감염우려가 높은 다중이용시설에 대한 이용 자제를 권고하고 있지만 PC방 등에는 이에 아랑곳하지 않는 학생들로 북적이고 있다. 더욱이 3일부터는 초·중·고 학생 178만명이 추가로 등굣길에 올라 방과 후 학생들의 개인위생 관리에 비상등이 켜졌다.

2일 오후 1시 30분 대전 서구 둔산동의 한 PC방. 좌석 100석 중 30석 가량이 차 있었다. 손님 대부분은 온라인 강의로 대체돼 학교에 가지 않은 대학생들이 대부분이었다. 하지만 그중 초등학교 저학년 학생으로 보이는 2명은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은 채 PC게임에 열중하고 있었다. 모두 내일부터 등교를 해야 하는 학생들이었다.

김모(10)군은 "친구랑 같이 게임하고 싶어서 PC방에 왔다"며 "마스크는 게임에 집중할 때 방해 되서 벗고, 나갈 때만 다시 쓴다"고 말했다.

시간 흐르자 등교 수업을 마친 학생은 물론, 하지 않은 학생까지 삼삼오오 짝을 지어 밀폐된 공간을 방문했다.

이날 오후 2시 30분. 중구 으능정이 거리에는 교복을 입은 중고등 학생들이 모여 들었다. 정규 수업시간은 오후 4시 30분까지이지만, 학교 재량으로 감축 수업을 해 일찍 하교를 한 학생들이다. 교복을 입은 남학생 2명이 마스크를 하지 않은 채 한 PC방으로 들어섰다. 정부 방역방침대로라면 학생들은 방문 목록을 작성하고 발열체크를 받아야 하지만 아무런 제재가 없었다.

동구의 한 고등학교에 다닌다는 고3 박모(19)군은 "학교에서 PC방에 가지 말라는 안내는 받았는데 마땅히 스트레스 풀 곳도 없고 답답해서 오게 됐다"며 멋쩍게 웃었다.

바로 옆 건물의 PC방에도 중학교 1학년 학생 8명이 일렬로 앉아 게임에 삼매경이었다. 한 학생은 마스크를 하지 않은 채 친구 옆에 바짝 붙어 마우스를 대신 만지고 조작을 해주기도 했다. PC방에 남학생들이 대부분이었지만, 사진 스튜디오에는 중·고등학생으로 보이는 여학생들이 많았다. 협소한 스튜디오 안에는 여학생 5-6명이 친구와 우정 사진을 찍기 위해 대기하고 있었다. 모두 마스크는 하지 않은 채였다.

3일부터는 3차 등교수업이 시작된다. 대상학년은 고등학교 1학년, 중학교 2학년, 초등학교 3·4학년으로 이미 등교한 학생까지 포함해 총 459만 명이 교실에 들어선다. 이는 전국 학생 595만 명의 77% 규모다. 학생 절반 이상이 등교를 하지만, 지난 20일 고3 등교수업 이후 지역마다 산발적 감염이 발생하고 있어 긴장을 늦추긴 어려운 상황이다.

교육부에 따르면 이날 기준 수도권, 부산, 경북 등 전국 학교 2.6%인 534교가 등교수업을 조정했다. 대전은 현재로서 타 지역 대비 확진자 수가 적은 편에 속하지만, 그동안 집단감염 사례를 고려했을 때 확진자수는 언제든지 급격히 늘어날 수 있어 교육당국은 긴장을 늦출 수 없는 상황이다.

대전시교육청도 지난달 25일 지역 학교, 학부모를 대상으로 하교 후 방역지침을 전달했지만 학생들은 하교 후 다중이용시설을 이용하면서 교육당국의 방역지침을 무색하게 만들고 있다. 학교에서 시행중인 방역지도는 교내에서만 효과를 발휘할 뿐, 학교 밖은 방역 사각지대로 전락하고 있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대전지역 각 학교와 학부모들에게 자녀들이 밀폐된 시설 이용하지 않도록 지도해달라고 지속적으로 당부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방역인원 지원까지 나서고 있지만 하교 후 학생들의 모든 활동을 통제할 수 없는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박우경 수습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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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우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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