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예금취급기관 산업별 통계
대전 지역 수출기업 A사는 지난 달부터 2주 간 공장 가동을 멈췄다. 그동안 정부의 고용유지지원금으로 직원들의 월급을 충당했지만, 그마저도 이제 벅차기 때문이다. 회사 대표 송모 씨는 "공장 휴업 기간 정부 금융지원을 신청했다. 대출 승인이 날 지 확신할 순 없지만, 이 방법이 아니라면 도저히 회사를 운영할 여력이 없다"고 토로했다.
코로나19 확산으로 매출이 급격하게 줄어든 자영업자와 기업 등이 빚으로 버틴 것으로 나타났다.
2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1분기 예금취급기관의 산업별 대출금은 전분기보다 51조 4000억 원 증가한 1259조 2000억 원을 기록했다. 이는 한국은행이 통계를 집계한 2008년 이래 최대치다. 전년동기대비로는 10.4% 증가하며 2009년 1분기(13.4%) 이후 최대폭을 나타냈다.
대출잔액 가운데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서비스업은 전기대비 34조 원 증가한 776조 원을 기록했다.
서비스업을 종류별로 나눠 보면 도·소매, 숙박 및 음식점업의 대출 증가폭이 12조 2000억 원으로 가장 컸다. 코로나19 영향으로 매출이 급감하면서 정부와 금융기관의 중소기업·소상공인 금융지원 등으로 대출 증가규모가 확대된 것으로 풀이된다. 제조업은 전분기 대비 372조 원으로 14조 8000억 원 늘었다.
특히 1분기에는 인건비 등 사업 운영 등에 들어가는 운전자금 대출액이 크게 늘어나는 모습을 보였다.
전체 운전자금 대출금액은 736조 5000억 원으로 전분기 대비 37조 7000억 원 급증했다. 역대 최대폭이다. 시설자금 대출도 17조 1000억원 증가한 522조 6000억 원을 기록했다.
업권별로는 예금은행 대출 증가폭이 직전분기 11조 8000억 원에서 34조 9000억 원으로 크게 확대됐다. 저축은행 등 비은행예금취급기관도 12조 3000억 원에서 16조 5000억 원으로 증가폭이 확대됐다. 조남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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