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2부 김용언 기자
취재2부 김용언 기자
검은띠의 동네 태권도 학원 관장은 송판 대신 택배 상자를 집어 들었다. 닭 가게 김 사장은 뚝 끊긴 손님에 마른침만 꿀꺽 삼켰다. 코로나19가 대한민국을 덮친 2월부터 우리의 심정은 `일각여삼추`다.

감염병이 잦아 들길 바라는 마음이 너무 절실해 짧은 시간이 삼 년 같이 느껴지니 말이다. 이런 와중에 반가운 소식이 들린다.

정부의 긴급재난지원금이 풀리면서 소상공인과 전통시장에 활기가 돌고 있다는 낭보다.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이 최근 공개한 전국 소상공인·전통시장의 체감경기 지수가 매우 긍정적이라고 한다.

소상공인 체감경기 지수는 3월 29.7에서 4월 73.8로 상승한 데 이어 지난달 90에 근접했고 전통시장 체감경기 지수는 3월 28.4에서 4월 80.0으로 급등한 데 이어 지난달 100을 넘었다.

대전 전통시장은 체감 경기 지수가 4월 80.8에서 5월 125.6으로 껑충 뛰었다. 코로나 초기 매출이 평년 대비 90%까지 떨어졌다던 대전 중앙시장의 한 상인은 "재난지원금이 소비로 몰리면서 매출 70%를 회복했다"며 웃었다.

하지만 그 웃음 너머에 안락한 나무 그늘만 있는 건 아닌 듯하다. 재난지원금이라는 오아시스를 만난 게 그저 반갑기만 한데, 이내 메마른 광야로 내몰릴 수밖에 없을 것 같다.

8월 말까지로 사용기간을 못박은 재난지원금 때문이다. 지역 소상공인들 사이에서는 8월 이후 진짜 위기가 올 것이라고 한걱정이다.

정부가 26일부터 7월 12일까지 `대한민국 동행세일`을 열어 소비세를 이어가겠다고 하지만 이미 구멍이 숭숭 뚫린 소비 심리를 당해낼 재간이 있을지 의문부호가 따라붙는다.

시대를 막론하고 경제는 중요하다. 고 김영삼 대통령의 `갱제를 살리자`는 외침처럼 정권은 각기 다른 방식으로 경제 살리기에 접근했다.

부진한 내수 소비를 살리고 어려움에 빠진 수출기업에 힘을 주는 심폐소생술은 위정자와 공무원들만의 몫은 아니다.

재난지원금을 모두 썼다고 지갑을 닫기보다 여력이 되는 대로 소비를 할 것을 권하고 싶다. 말라 비틀어진 시장에 `소비 풀무질`이 이어지면 경제 회복이라는 샘물이 흐르기 마련이다. 취재2부 김용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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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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