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예술브랜드 첫 프로젝트 '군상' 시리즈 기획
고암 이응노 예술혼 무대위 춤 언어로 승화

황재섭 예술감독.
황재섭 예술감독.
고암(顧庵) 이응노의 예술혼이 화폭을 넘어 무대 위 춤 언어로 펼쳐진다. 무용수 하나하나가 붓이 되어 2차원의 추상 이미지들을 3차원 세계로 이끌어 내며 고암의 고뇌와 이상을 섬세한 손 떨림과 몸짓, 눈빛 등 온 몸으로 상징화한다.

대전시립무용단 제7대 황재섭 예술감독은 지난해 4월 부임 후 고암 이응노 화백을 주제로 대전예술브랜드 첫 프로젝트인 `군상`을 선보여 신선한 반향을 일으켰다. 황 감독은 `문학과 춤의 만남 시리즈` 등 타 장르와 적극적인 콜라보로 새로운 작품세계를 개척하고 있는 가운데 지역의 대표 브랜드인 이응노를 모티브로 그림과 무용의 환상적인 앙상블을 빚어냈다.

황 감독은 "`군상`은 시공간을 초월해 이미 세상을 등진 이응노라는 예술가의 기억을 무대에서 공유하는 것으로 자신의 것을 지키면서도 끊임없이 새로운 것을 받아들이며 전통과의 융합을 시도하고 자신만의 정체성을 확립해 온 지난한 여정을 누구나 느낄 수 있는 감정선들로 엮어 춤의 언어로 재창조했다"며 "지난해 초연 후 올해는 이달 6일 `군상 2020`과 9월 `군상Ⅱ`를 준비하고 있고, 2022년까지 세 번의 시리즈로 선보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군상`은 다른 기획 작품과 달리 시리즈로 기획돼 대전의 대표 예술브랜드로 자리 잡아 가고 있다. 황 감독은 일회성의 무대보다는 자신의 철학을 끌고 가면서 깊이 있는 무대를 선보이고 있다.

그는 "빠르게 변화하는 삶 속에서 관객들과 소통하기 위해서는 그때그때의 시의적인 작품도 필요하지만 장기적인 안목에서 지역을 대표할 수 있는 브랜드작품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며"예술브랜드 작품의 시리즈화는 예산의 효율적인 활용과 지속적인 이슈 선점 및 예술감독의 철학을 다년간 깊이 있게 보여줄 수 있는 장점이 있다"고 전했다.

황 감독은 앞으로도 다양한 계층을 소화할 수 있는 레퍼토리를 꾸준히 개발해 대중성과 예술성을 겸비하고 대전시립무용단이 한국무용이라는 제한된 장르를 넘어 현대적인 무용단으로 진화를 위한 청사진을 그리고 있다.

그는 "`군상`을 대전을 대표하는 예술브랜드로 만들고 싶다. 또한 작년부터 진행된 전국 무용단 예술감독들이 모여 춤추는 감독전도 대전만의 콘텐츠로 자리 잡았으면 좋겠다"며 "앞으로 대중성과 예술성을 겸비하고 철저하게 시민들의 눈높이에서 작품준비를 계획해 삶의 의미와 감동을 주는 대전시립무용단이 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한편, 대전시립무용단은 오는 5일 저녁 7시 30분 대전예술의전당 아트홀에서 오프라인으로 제67회 정기공연 `군상 2020`을 무대에 올린다. 김동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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