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산]최근 마늘 과잉 생산으로 가격 폭락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농민들의 요구와 정부의 가격 안정화 일환으로 추진되는 마늘 산지 폐기 사업이 가격 안정화 취지에 반감을 사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2일 서산지역 농민들에 따르면 전국적으로 마늘 생산량이 늘면서 가격 하락으로 생산비 조차 건지지 못 할 상황에서 마늘 가격 안정화를 위해 정부 차원에서 막대한 예산을 투입, 수확물량을 줄이고 있다.

서산시의 경우 최근 3차례에 걸쳐 선별된 농가를 대상으로 수확전 마늘을 산지 폐기 처분하고 있다.

그러나 작업과정에서 일부 농가의 밭에서는 폐기 직전의 마늘이 지인이나 주위 사람들에 의해 수거되면서 근본 취지를 무색케하고 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지역의 한 농부는 "애써 키워 온 멀쩡한 농산물을 갈아 엎는다는 것은 실로 가슴 아픈 일이지만, 본래 취지에 맞지 않은 눈감고 아옹식의 폐기 처분은 고려돼야 한다"고 꼬집었다.

또 다른 농민은 "이 같은 현상을 방지하기 위해서는 풋 마늘 때부터 과잉 물량을 파악해 초기 처분하면 농민들의 고생도 줄이고, 초기부터 적정 가격의 안정화 정책을 추진하는 것"이라고 아쉬움을 표했다.

농협 관계자는 "산지 처분이 제대로 안될 경우 강력한 조치를 할 수 있는 제도적인 보완 대책이 마련돼야 한다"며 "농업 정책이 제대로 효과를 얻지 못하면 결국 농민들의 피해로 이어진다는 생각으로 적극 동참해 줄 것"을 강조했다.

이에 대해 시의 한 관계자는 "대상자 선정 시나 부락 영농회 등을 통해 사업의 취지와 준수 사항을 수차례 전달했는데도, 많은 농지가 일시적으로 폐기 작업이 진행되다 보니 일부에서 이런 상황이 발생한 것 같다"며 "사업 마무리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서산지역 마늘은 한지형 2149 농가에서 274.4㏊, 난지형 2221 농가에서 946.0㏊를 재배했으며, 그동안 3차례에 걸쳐 83.4㏊ 1114t의 마늘을 산지 폐기 했다.

참여 농가 보상금은 3.3㎡당 8010원이다. 정관희·박계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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