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무역전시관 철거 재건축으로 전시장 섭외 난항
지역 미술인 사이 제2시립미술관 논의 있었으나 무산

대전지역 상설 전시관 확보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다. 대관이 가능한 국공립 전시관은 대전예술가의 집 3층에 마련된 전시관이 유일하다. 대전예술가의 집 전경  [사진=대전일보DB]
대전지역 상설 전시관 확보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다. 대관이 가능한 국공립 전시관은 대전예술가의 집 3층에 마련된 전시관이 유일하다. 대전예술가의 집 전경 [사진=대전일보DB]
대전 내 상설 전시관 부족으로 지역 미술인들이 자신의 작품을 선보일 마땅한 공간을 찾지 못하는 등 고충을 겪고 있다.

대전 지역 미술인들은 유성구 도룡동에 있던 대전무역전시관을 상설 전시관으로 주로 이용해 왔지만 대전국제전시컨벤션센터로 재건축이 확정되면서 지난해 연말 철거됐다. 현재 대관이 가능한 국공립 전시관은 대전예술가의집 3층에 있는 전시실이다. 그러나 대관 신청은 넘쳐나고 전시 공간은 협소하다 보니 이곳마저도 미술인들의 전시 욕구를 충족하지 못하는 상황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지역 미술인들은 민간 갤러리를 전전하고 있다. 대전미술협회는 이달 3일부터 9일까지 서구 둔산동 소재 갤러리에서 `대전미술제`를 개최한다. 대전예술가의집에서 행사를 진행하는 게 기존 계획이었으나 코로나19 여파로 행사가 연기되면서 추후 대관 일정을 잡지 못해 불가피하게 민간 갤러리를 찾게 됐다.

하지만 대부분의 민간 갤러리는 전시 공간이 협소하고 주차장이 없는 곳이 많아 작품을 출품할 때도 쉽지 않다. 미술협회 관계자는 "이번에 개최하는 대전미술제 역시 실물 전시를 축소하고 소품 또는 도록 전시 위주로 진행한다"고 밝혔다.

이에 지역 미술계가 시립미술관에 상설 전시 공간 확보를 요구하는 목소리를 꾸준히 내고 있지만 여전히 답보 상태다. 민선 7기 허태정 시장 취임 당시 제2시립미술관 건립안이 의회에 상정됐으나 심의 과정에서 통과되지 못했다.

라영태 대전미술협회 회장은 "대전미술협회 회원이 1800여 명 정도인데 대전 지역에 상설 전시를 할 수 있는 공간이 없다"며 "시에서 활동하고 있는 미술인들을 위해 시립미술관이 개방될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그러나 시립미술관은 개인에게 전시실을 개방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세금으로 운영되는 국공립미술관의 특성상 전시만을 목표로 하는 것이 아닌 시민들을 위한 교육이나 미술 연구도 병행해야 하므로 개인 상설 전시는 어렵다는 게 그 이유다.

시립미술관 관계자는 "대전이 다른 지역에 비해 전시 공간이 부족하기 때문에 연 1회 대관 전시를 받는 등 지역 미술인에게도 전시 기회를 주려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손민섭 수습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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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민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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