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상권 한국교통안전공단 선임연구위원
박상권 한국교통안전공단 선임연구위원
"세살 버릇이 여든까지 간다"는 속담이 있듯이 운전경력이 많은 운전자조차도 초보운전자 시기에 습득한 잘못된 운전습관을 버리지 못해 위태로운 운전을 계속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본인의 나쁜 운전습관을 소홀히 여겨 방치하면 교통사고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아서 본인은 물론 가족과 이웃의 생존을 위협할 수도 있다. 교통사고의 경우에도 작은 운전습관의 차이로 교통과 고통을 가르는 경우가 많은 만큼 초보운전자 시기부터 안전한 운전습관을 형성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럼 어떻게 운전을 해야 안전한 운전습관을 체득할 수 있는 방안을 운전하기 전, 운전할 때, 운전 종료이후로 구분해서 몇 가지 제안해본다.

첫째 운전하기 전에 연령대에 맞게 운전자 본인의 건강관리는 물론 스트레스 및 피로관리, 수면관리 등을 철저하게 하자. 운전자의 질병이나 근심으로 인한 스트레스나 피로가 누적되면 인지, 판단, 조작능력 저하로 교통사고를 유발할 개연성도 높을 수밖에 없다. 평소 쌓아두었던 스트레스가 사소한 계기로 폭발하면 교통상황에 적절히 대응하지 못하고 난폭운전이나 보복운전 등으로 표출될 수도 있다. 자가운전자라면 출발 전에 이동목적을 검토하여 자동차 대신 버스나 자전거 등 다른 이동수단을 강구하거나 최적경로를 검색하는 정보운전을 생활화하자. 일부 사업용 운전자도 기상상황을 파악하여 운행노선이나 통행시간 등을 고려해야 한다. 만약 정해진 시간 내에 도착해야 하는 경우에는 원치않는 교통체증 등이 발생할 수 있는 만큼 여유있게 일찍 출발하는 것이 좋다. 차량에 접근하면 운전석에 바로 앉기보다 차 주변을 돌면서 타이어 상태를 점검하고 간단한 스트레칭을 하는 것이 뇌를 활성화시켜 안전운전에도 유익하다.

둘째 운전석에 앉게 되면 시동을 걸고 계기판에 고장 유무를 살펴보고 탑승자 전원이 안전띠를 올바르게 착용했는지 확인하자. 차량예열은 30초를 넘기지 말고 겨울철에도 차를 세워두고 몇 분 동안 공회전을 하기보다 10-20㎞/h의 저속으로 3-4분정도 운행하면서 속도를 높이는 것이 좋다. 출발할 때 연료가 가장 많이 사용되는 만큼 시동 5초 후 시속 20㎞, 1500rpm이하로 천천히 출발하는 습관을 가지자. 주행 시에는 전방주시로 신호와 정지선 준수는 기본이고 앞차와 안전거리를 충분하게 확보하여 방어운전과 양보운전을 생활화 하자. 급출발·급가속·급제동·급차로 변경을 삼가하고 정속주행으로 제한속도를 준수하며, 평지나 내리막길에서는 가던 힘을 활용하는 관성 주행을 한다. 운전자는 사람이 보이면 일단 멈추고, 출발·정지·방향전환 할 경우에도 깜빡이나 경적을 사용하여 주변 운전자나 보행자에게 정확한 의사표시를 하자. 또한 차내 환기를 자주하고 불필요한 공회전을 최소화하자. 겨울철 히터사용은 전기차라면 절약해야겠지만 내연기관이라면 엔진 열을 활용하므로 자제할 필요가 없다. 에어컨 사용은 내기순환 상태에서 고단부터 작동 후 저단으로 하되, 내리막에서는 고단으로 최대한 냉기를 확보하고 오르막에서는 사용을 억제하자.

셋째 운전을 종료했다고 끝난 것이 아니다. 운전을 재개하려 할 때 문제가 없도록 주차장소와 차량상태를 관리하자. 특히 귀가하는 도중에 친구를 만나기 위해 주차한 경우 술이라도 마시면 절대로 운전대를 잡아서는 안 된다. 차량관리 차원에서 차량청소는 물론 불필요한 적재물을 줄이고, 적정 타이어 공기압 유지, 소모품 관리 등을 수시로 체크하자. 나아가 운전자의 시인성이 안전에 직결되는 만큼 주변정보를 제대로 입수하고 시야거리를 확보하기 위해 짙은 선팅을 지양하자.

안전한 운전습관 여하에 따라 본인과 가정의 행불행이 바뀔 수 있다는 사실을 재인식하고 끊임없는 반성과 학습으로 운전습관을 바꿔야 한다. 차보다 사람이 우선이라는 인식하에 잘못된 본인의 운전습관을 안전한 운전습관과 비교하면서 계속 고쳐나가려는 운전자가 많아질수록 우리나라의 교통문화도 한 단계 성숙될 수 있을 것이다. 지면을 읽고 있는 독자들부터 안전한 운전습관이 기본이라 생각하여 적극적인 관심을 갖고 지속적으로 개선해보시길 바란다. 박상권 한국교통안전공단 선임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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