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규모 요양시설 등 지원 끊길 우려
기부율 매년 감소 추세
31일 대전 지역 소규모 노인요양시설 등에 따르면 정의연 사태 이후 개인 기부자들의 쌀, 과일 등 현물 기부가 평소 대비 30-50% 가량 감소했다. 과거에도 일부 후원단체에서 기부금 횡령 등의 문제가 발생하면서 소규모 노인요양시설 등에 기부가 줄어든 바 있어 기부문화 위축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한 요양시설 관계자는 "개인 기부자는 전부터 지속적으로 줄어들고 있었으나 이번 정의연 사태로 인해 사정이 더욱 악화되는 것 같다"며 "단발적으로 기부하던 사람들의 마음이 닫히며 많은 소규모 시설들이 어려움에 시달리고 있다"고 토로했다.
더욱이 전 국민의 관심을 받고 있는 일본군 위안부 관련 기부금이라는 점이 논란을 부르며 사회 취약계층에 대한 `기부 포비아` 확산을 부추기고 있다는 우려감이 팽배하다.
앞서 지난 2017년 발생한 `어금니 아빠 사건`도 대표적인 기부 포비아 사례로 꼽히고 있다.
희귀병을 앓는 자신의 딸을 앞세워 후원금 12억 원을 모금한 `어금니 아빠` 이 모 씨는 1억 원 가량만 병원 치료비로 사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게다가 모금 활동을 하며 성폭행, 성매매의 범죄를 저지른 사실이 드러나며 기부 문화를 얼어붙게 했다.
앞서 2010년에는 모금기관 임직원들이 예산을 노래방·술집 등에 사용한 사실이 드러난 바 있다.
잊을 만 하면 터지는 기부금 부정사용 논란에 기부 문화는 위축되고 있는 게 현실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전국 기부율은 2015년 29.9%, 2017년 26.7%, 2019년 25.6%로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사랑의 온도탑` 2020년 모금액(2019년 11월-올해 2월) 중 개인 기부 비율은 25%로, 전년 같은 기간 모금액(29%)보다 줄었다.
시민 송모(34)씨는 "기부를 원하는 단체들이 우후죽순 늘어나고 있지만 실제 사용 금액 등은 알 수가 없다는 점이 가장 큰 문제"라며 "무엇보다 투명성이 답보돼야만 올바른 기부가 훼손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임용우 기자
<저작권자ⓒ대전일보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