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원묵 건양대 총장
이원묵 건양대 총장
역사학자 토인비는 인류문명은 도전과 응전으로 발달되었다고 하였다. 4차 산업혁명은 디지털생활문화를 만들고 있다. 최근 코로나바이러스 전염병은 세상을 새로운 문명의 소용돌이 속으로 흡입하여 일상의 생활양식을 빠르게 바꾸어 가고 있고 새로운 생활기준(New normal)을 만들고 있다. 이번 전염병 대유행으로 인하여 디지털문화의 산물이 우리 사회에 급속히 확산되어 방역에 크게 활용되고 있기 때문이다.

역사에서 알 수 있듯이 전쟁과 전염병대유행은 새로운 사회문화를 만들어 왔다. 알렉산더의 도시국가 통합으로 헬레니즘 문화가 탄생되었고, 로마의 지중해통일이후 중세암흑의 교부통치시대를 열었고, 페스트 창궐이후 르네상스와 계몽주의가, 그리고 천연두대유행과 산업혁명이후 실용주의사회가 열린 것을 알 수 있다. 또 인간은 대립되는 정체성, 즉 사변적 도그마(dogma)에 기반을 둔 종교와 논리적 현실성을 갖춘 과학을 양립시켜 문화를 발전시켜왔다.

지금의 전염병 대유행 이후, 즉 포스트 코로나바이러스 시대에 새로운 일상기준의 생활문화가 만들어 질것이다. 초 연결, 초 지능, 초 융합을 특성으로 한 4차 산업혁명의 디지털문화가 전염병방어기술인 생명공학과 자연적으로 융합되어 가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새로운 생활문화의 몇 가지 특징을 예상해 보았다.

첫째는 디지털문화가 보편화 된 사회다. 디지털 플랫폼이 발전되고 모바일, 클라우드, 빅 데이터, 인공지능, 블록체인, 가상현실기술이 발전되어 디지털 비즈니스가 보편화된다. 전자상거래 나 가상공간에서 직장인의 재택근무가 일상화된다. 코로나전염병은 교육의 디지털화(Digitization)를 가속하고 자율학습시대를 열어간다. 인터넷 교육시스템이 교육패러다임을 바꾸어 가고 있다. 원격진료뿐만 아니라 산업인력이 로봇으로 대체되는 노동시장의 큰 변화가 예고된다.

둘째는 탈 진실사회의 도래다. SNS의 가상공간에서 만들어진 동질의 집단사회가 추구하는 이념이나 목표가 개인의 인본가치인 양심과 진실보다 우선하는 사회를 말한다. 이는 조국사태와 정의연대 사건에서 볼 수 있듯이 새로운 사회갈등요소로 등장하고 있다.

셋째 비대면 고립생활이 일상화된다. 코로나전염병은 비대면 생활문화를 촉발했고 디지털사회가 이를 가능하게 해주었다. 고립사회는 높아진 자아의식과 윤리적 책무감이 작아지는 사회다. 각종모임 행사 등 대면 활동이 크게 위축되고 모든 소통과 업무가 온라인에서 이루어지므로 개인 생활이 늘어나고 집단 문화가 줄어든다.

넷째 위험성이 높은 사회다. 많은 과학자들은 인공지능과 생명공학의 융합은 비윤리적 유전자 조작, 초능력 생명체 디자인 등과 같은 비윤리적 기술발전과 핵무기를 비롯한 생화학무기 개발로 인한 사회 위험성이 크게 증가 할 것을 우려하고 있다.

다섯째 평등화된 사회다. 국가적 지역적으로 다른 문화가 통합되고, 직업의 평준화와 개인의 삶이 일보다 우선되는 삶의 가치가 중시될 것이라고 한다.

자연과학에서 엔트로피는 무질서도 또는 자연적 회복 불가능성, 죽 비가역성을 뜻한다. 엔트로피법칙이란 모든 자연 순환은 엔트로피증가 방향으로 변한다는 원리다. 미래학자 제러미 리프킨은 생활문화발전도 엔트로피 증가가 수반됨을 밝혔다. 인류가 만든 4차 산업혁명과 전염병대유행의 결합이 만들어낸 포스트 코로나 사회도 엔트로피 중가로 무질서와 혼란이 가중된다는 뜻이다. 종교는 인본가치를 지키고 과학은 문명을 열어준다. 미래 생활문화가 인본가치와 윤리가 우선돼야 할지 생활의 자유와 편리성이 우선돼야 할지는 매우중요한 과제다. 문명의 발달은 인간에게 행복과 풍요를 주지만 엔트로피 증가가 수반되어 무질서와 혼돈사회의 관리책임도 함께 주어지기 때문이다. 그래서 인간의 행복을 위해 종교와 과학의 균형을 유지해 온 지혜가 인간에게 주어진 것 아닌가. 결국 종교와 과학의 경쟁은 이후에도 계속될 수밖에 없지 않는가. 이원묵 건양대 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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