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교 1학년 자녀를 둔 학부모 지모씨는 "아이도 학교에 가서 적응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혼자 집에서 아이를 돌보느라 힘들었던 것도 사실"이라며 "하지만 막상 혼자 보내려 하니 얘가 잘 할 수 있을지 걱정된다. 발길이 안 떨어진다"고 말했다.

자녀가 정문까지 들어가는 것을 확인하고서야 발길을 돌린 학부모 김모씨는 "아직 코로나19가 진정이 안됐는데 학교에 보내는 것이 맞는지 모르겠다"며 "정부에서 보내라고 하니 보내지만 아직은 등교 수업은 이르다고 생각한다. 불안한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같은 시각 갑천초 교문, 학부모들은 자녀를 학교에 들여보내기 직전까지 재차 위생수칙을 묻기도 했다. 플라스틱 바구니에 개인휴지, 손소독제 등을 담아 등교를 하는 학생도 있었다. 교문부터 건물 입구까지 10m 마다 배치된 교사들은 학생들의 생애 첫 등교를 도왔다.

학생들은 교문 입구부터 차례대로 줄을 서 손 소독을 받았다. 교문에는 교사 2명이 배치돼 각각 손 세정제를 뿌려주거나 학생들의 간격을 벌려 줄을 세웠다. 한 교사는 "어서 와 애들아 환영해"라고 적힌 작은 간식 박스도 전달했다.

교문을 통과한 학생들은 바닥에 붙여진 빨간 스티커를 따라 중앙 정문으로 들어섰다. 교사들은 정문에 설치된 열화상 카메라로 발열여부를 확인했고 이후 학생들은 건물에 들어섰다.

교실은 한 학급 당 18-19명 씩 배정됐고, 책상 모두 일정 간격을 두고 있엇다. 학급당 2-3석 정도 비어있는 자리는 개인 사정으로 결석했거나, 온라인으로 수업을 대체한 학생들의 자리였다.

수업 전 교사는 올바른 손 씻기, 거리두기 방법을 설명하고 "아프면 반드시 얘기를 해 달라"고 당부했다. 마스크 착용을 어려워할 것이라는 우려와는 달리, 수업 중 마스크를 벗는 학생은 없었다.

세종 연양초 학생들도 30㎝-1m 씩 떨어진 책상에 앉아 수업 시작을 기다렸다. 일부 학생은 착용한 마스크가 답답한 듯, 얼굴을 만지작 거리는 모습도 보였다. 학부모들은 창문 밖에서 걱정 어린 시선을 보내며 불안한 마음을 감추지 못 했다.

초등학교 2·3학년, 유치원생 자녀를 둔 이지은(38)씨는 "어린 아이들이라 장시간의 마스크 착용을 힘들어 할 것 같다. 코로나19가 완전히 종식된 것이 아니기 때문에 언제든 감염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한다"며 "감염과 관련된 이슈가 나오는 즉시 아이들을 집으로 데리고 올 것"이라고 말했다.

조경미(42) 연양초 가람반 담임 교사는 "학부모들의 불안한 마음을 잘 알고 있다. 감염증 확산을 막고 학생들의 건강을 지키기 위해 학교의 모든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오전 10시 30분 대전 서구 선유초는 초등학교 2학년 학생들의 이른 점심이 시작됐다. 2학년 학생들은 오전 10시 45분부터 11시 35분까지 50분간 배식을 하고, 이후 1학년 학생들이 50분간 배식을 한다. 빨간색 스티커는 2학년 좌석, 파란색 스티커는 1학년 좌석으로, 지정좌석마다 칸막이가 설치돼 있었다. 담임교사가 학생들의 지정 좌석을 일일이 안내한 까닭에 학생 여럿이 식판을 들고 서있는 상황이 연출되기도 했다. 학생들은 식사를 할 때 교사들이 나눠 준 마스크 보관 지퍼백에 마스크를 넣고 식사에 임했다.

박명순 선유초 교감은 "방과 후 강사 분들을 방역 인력 도우미로 채용해 거리두기, 급식실 안내를 도울 계획"이라며 "안전한 환경에서 아이들이 수업을 들을 수 있도록 교직원 모두가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대욱·천재상 기자·박우경 수습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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