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27일 당선인 워크숍에서 "18개 상임위원회의 모든 위원장 자리를 가져가는 것이 원칙"
180석 인해전술로 밀어붙이겠다는 의미…개원 전부터 우려 목소리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가 27일 오전 서울 양재동 더케이호텔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가 27일 오전 서울 양재동 더케이호텔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여야의 21대 전반기 원 구성이 험난할 전망이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 18개 상임위원회 모든 위원장 자리를 가져가겠다는 입장을 밝히면서다. 제1야당인 미래통합당은 민주당의 주장을 강하게 비판하면서 불쾌함을 내비치고 있다.

민주당은 27일 21대 국회 전반기 원 구성과 관련 "민주당이 18개 상임위원회의 모든 위원장 자리를 가져가는 것이 원칙"이라고 밝혔다. 전날 원내대표간 첫 협상에서부터 법제사법위와 예산결산위 위원장 자리를 놓고 의견이 맞서자 원 구성 안건의 본회의 표결도 불사하겠다며 통합당을 강하게 압박하고 나선 것으로 분석된다.

이해찬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와 당선인 워크숍에서 "관행을 근거로 근본적으로 잘못된 국회를 다시 만들려는 야당의 주장과 논리, 행태를 단호히 거부해야 한다"며 "상임위를 몇 개 먹느냐는 잿밥에만 관심이 있는 듯하다"고 비판했다. 김태년 원내대표는 여야가 합의한 법안을 야당이 법사위를 통해 발목 잡는 것은 행정부 견제와 무관하다며 "법사위가 상원 노릇을 하는 폐단을 반드시 고쳐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K-방역을 만들어냈듯 K-국회도 만들어보자. 잘못된 관행이 `일하는 국회`에 방해가 된다면, 이번 기회에 바로잡도록 하겠다"고 했다. 박광온 최고위원은 "168석이 있으면 국회 18개 상임위에서 다 과반을 확보하는데, 이를 넘으면 사실상 모든 상임위에서 표결을 통해 안건을 처리할 수 있다"고 압박했다. 윤호중 사무총장은 모든 상임위원장을 민주당이 가져갈 수 있다는 것은 원칙이라며 "상임위를 11대 7로 자기네 거라고 얘기하는데, 이는 통합당 원내수석부대표의 일방적 주장"이라고 했다.

민주당이 21대 국회를 앞두고 진행된 워크숍에서 원구성 문제에 대해 초강경 입장을 밝힌 것은 통합당을 압박해 원활한 국회 운영과 경제 비상사태 대응에 필수적인 법사위와 예결위를 확보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특히 법사위를 차지하려는 압박 전술이라는 분석이지만, `상임위 독식` 안건의 표결처리까지 가정하고 포석을 둔 것이란 시선도 나온다.

이를 두고 통합당은 즉각 반발하고 나섰다. 주호영 통합당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를 없애라고 하라"면서 강하게 비판했다. 주 원내대표는 "여당이냐 야당이냐보다 중요한 게 헌법상 삼권분립"이라며 "행정부를 견제하는데 이러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

배현진 원내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원 구성에 대한 여당 지도부의 도발적인 발언들이 관례적인 협상 전략인지 은연중 터져 나온 오만의 발로인지 알 수 없다"며 "거대 여당의 인해전술, 의회독주가 아닌 건전하고 상식적인 협치로 21대 국회 첫 선을 보이자"고 밝혔다.

한편 국회법에 따르면 상임위원장 선출은 내달 8일까지 해야 한다. 서울=이호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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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호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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