칡이야기

주향미 대전시약사회 부회장
주향미 대전시약사회 부회장
소설 소나기에서 등꽃을 닮았다고 한 보랏빛 꽃이 예쁜 칡은 어린 시절 추운 겨울 시골에 가면 사촌언니가 건네주던 텁텁하고 쌉싸름하면서 단맛이 난 던 것으로 기억이 된다.

요즘에도 산의 입구나 길가에서 트럭에 칡뿌리를 잔뜩 싣고 다니며 숙취에도 좋고 건강에도 좋다면서 즉석에서 생즙을 내려 팔기도 한다.

칡은 우리나라 각지의 산 양지 쪽이나 골짜기 같은데 흔히 자라며 줄기는 길이 6-10m쯤 자라고 8월에 좋은 향기가 나는 보라색 꽃이 피어 가을철에 꼬투리 열매가 익는다.

뿌리는 굵고 살이 쪘으며 녹말이 많이 들어 있어 칡냉면처럼 녹말을 뽑아 내어 국수를 만들어 먹고 어린순으로 나물을 해 먹기도 하고 쌀과 섞어 칡밥을 지어서도 먹기도 한다.

갈근으로 불리우는 칡뿌리는 봄과 가을에 캐서 잔뿌리를 뜯어버리고 껍질을 긁어버리고 햇볕에 말려 식용이나 약용으로 사용한다.

갈근은 땀이 나지 않고 가슴이 답답하고 갈증이 날 때 먹으면 땀을 내게 하고, 열을 내리게 하며, 갈증을 해소시키는 작용이 있다. 중국 최고의 신농본초경에도 `갈근은 소갈, 신열, 구토와 모든 마비증을 다스리며, 모든 독을 풀어주며, 음식을 소화시킨다`고 소개되어 있다. 또한 꽃과 뿌리를 함께 달여 마시면 술 중독을 비롯한 여러 가지 중독증상에 효과가 있어 몇 년 전에는 이를 이용한 숙취음료가 판매되기도 했다.

잘 말려 차로도 활용가능한 칡에는 여러 가지 효능이 있다.

칡에는 사포닌이 함유가 되어서 성인병 예방에 좋아 .각종 암관련 성인병이나 당뇨병 등을 예방하는데 큰 도움이 된다.

칡은 숙취해소 음식으로 잘 알려져 있는데 칡 속에는 이소플라본이라는 성분이 풍부해서 알코올 흡수를 줄여주는 효능이 있어 술을 해독 시키고 간을 보호해주는 효과가 있다.

또 칡에는 프에라린 이라는 성분이 있어서 몸의 생리활동을 활성화해주며 항산화 작용을 하여 심장 근육 손상방지를 통해 심장보호 기능이 있어 심장질환예방에 도움이 된다고 알려져 있다.

한의학적으로 칡은 열을 내리는 효과가 있어 칡을 즙으로 마시게 되면 편두통이나 두통 완화시키는데 도움을 주며 식이섬유가 풍부해 변비에도 효과가 있다.

여러 가지 칡의 효능 중 중요한 효능 중 하나가 여성의 갱년기 증상 개선효과 이다.

칡에는 식물성 에스트로겐이 석류보다 무려 600배 가까이 많은 양이 함유되어 여성의 폐경기나 갱년기 증상을 개선시키는데 효과가 있어 시중에 판매되는 갱년기 관련 제품에 칡 성분이 활용되기도 한다.

이러한 여러 가지 효능 때문에 건강을 위해 칡을 복용하는 경우가 많아졌다. 무엇보다도 우리와 친숙한 식물이기에 차로나 즙으로나 부담 없이 복용을 한다.

하지만 칡은 갈근이라는 이름을 가진 한약이다. 그래서 맞는 사람과 맞지 않는 사람이 있다.

몇 년 전 평소에 건강하던 분이 기운이 없고 어지럽다고 찾아오신 적이 있는데 상담을 하다보니 지나친 칡즙 복용이 원인이었다. 칡즙을 처음 복용했을 때는 몸도 가볍고 너무 좋다보니 몇 달째 칡즙을 복용해 왔고 과유불급이란 말처럼 지나친 칡즙의 복용이 오히려 건강에 해를 주게 된 것이다.

그러니 아무리 몸에 좋고 귀한 것도 내 몸에 맞아야 하고 몸에 맞는 음식도 지나치게 많이 복용하면 오히려 해로울 수 있다는 걸 기억해 꼭 필요한 제품을 적당히 복용하는 지혜가 필요하다.

주향미 대전시약사회 부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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