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수진 가톨릭대 대전성모병원 중앙공급실 파트장
김수진 가톨릭대 대전성모병원 중앙공급실 파트장
지혜를 얻고 싶다는 허수아비, 용기를 가지고 싶다는 사자, 심장을 갖고 싶다는 양철 인형 `오즈의 마법사`에 나오는 등장인물들이다. 이들은 각자가 소망하는 것을 찾기 위해 여행을 시작한다. 여행 중 허수아비에게 이런 말을 한다.

"너는 뇌가 필요 없어. 매일 새로운 걸 배우고 있으니까. 아기들이 뇌가 있다고 많이 아는 건 아니잖아. 경험을 통해서만 무엇인가 배울 수 있단다. 세상을 오래 살수록 경험도 쌓이는 법이야"라고 말이다.

필자는 21년차 병원 간호사이다. 21년이라는 병원의 경험을 통해 많은 것을 배우고 새로운 것을 경험하기 위해 아직도 노력 중이다.

그러다 문득 전공이 아닌 다른 분야에서의 경험으로 좀 더 많은걸 배우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그래서 나는 심리와 관련된 학과에 진학하기로 결심하고 이를 실행했다.

물론 불혹이 넘은 나이에 시작한 거라 많이 긴장되고 불안하기도 했지만 그들과 서로 다름을 이해하고 존중하며 조금씩 조금씩 알아가는 소소한 재미가 있었다. 또한 배움을 바탕으로 `언젠가는 가정과 직장에 도움을 줄 수 있지 않을까?`라는 희망을 가지고 행복감을 느끼며 배움에 임하기 시작했다.

다만 배움의 경험을 통한 `앎의 실천`은 필자의 가족에게만 한정돼 있었다.

그러다 어느 날 현대그룹 고(故) 정주영 명예회장이 생전에 이런 말씀을 하셨다는 기사를 접하게 됐다.

"아무리 훌륭한 생각을 가지고 있고 천하를 지배할 수 있는 학식을 가지고 있더라도 활용하지 않고 실천하지 못하는 것은 사장된 지식이요, 사장된 능력이라고 생각할 수밖에 없다."

나의 배움은 오로지 지식 습득 또는 경험을 통한 자기만족에 그쳤던 것이다.

그러다 회장님의 말씀으로 또 한번 깨달음을 인지하게 됐다. 나의 배움과 경험을 행동으로의 실천으로 결심하고 다짐하게 된 순간이었다.

곧바로 나는 나의 지식을 나와 함께하는 동료들과 그리고 나의 전공인 간호에 접목해 완숙미있고 성숙한 간호가 되기 위해 노력하고 실행하고 있다.

어느 날 사춘기를 시작하는 아들과의 관계가 어색하다는 선생님, 육아와 업무에 지쳐 힘들어하는 선생님, 고통에 힘들어 하는 환자 등 나의 주변에 있는 분들에게 조금씩 도움을 주기 시작했다.

이렇게 시작된 나의 작은 실행을 시작으로 훗날 나의 `앎`을 필요로 하는 사람들에게 널리 활용하고 실천함으로써 모두가 행복을 느끼고 내 안에서 스스로의 즐거움을 찾는 인생이 될 수 있도록 도움을 주는 그런 내가 되고 싶다는 꿈을 꾼다.

안정된 현실에 안주하며 생활하다 인생의 터닝포인트(Turning point)가 되는 새로운 도전을 통해 내안의 나를 다시 발견할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됐다. 앞으로 내가 가야 할 길을 인지하게 된 순간이었다.

지금은 많이 미숙하지만 정성스런 바느질 한 땀으로 시작해 언젠가는 완성될 나의 인생 작품을 만나는 그 날을 고대해본다. 물론 손가락을 찔리는 아픔이 있을지도 모르지만 말이다.

인생이 무료해서 삶의 활력이 필요하거나 나의 발전을 위해 고민하고 있다면 지금 당장 도전해서 나를 발견하는 시간을 찾아보는 것은 어떨까?

김수진 가톨릭대 대전성모병원 중앙공급실 파트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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