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밴드 결성, 대전지역 초·중등 교사로 팀 이뤄져…2014년 첫 정규앨범 내기도
전국 대회 상 휩쓸어…내달 중 새 앨범 발매, 권 교사 "교실이 무대 같다"
2014년 가수 블리츠(BliTz)가 낸 정규앨범 1집 속 `아 유 레디?(R U Ready?)`라는 곡의 가사다. 블리츠는 대전을 기반으로 활동중인 밴드다. 구성원은 대전지역 교사들이고, 장르는 록(rock)이다. 그래서 가사에 담긴 뜻이 유난히 다르게 들린다. 대전 대신초에서 교편을 잡고 있는 블리츠 리더 권순도(36)씨를 만났다.
권 씨는 "교사가 꿈이었고 학창시절부터 록음악을 좋아했다. 처음 직장인밴드로 시작해 곡을 만들고 활동하다 보니 앨범까지 내게 됐다"며 "블리츠는 마음이 맞는 초·중등 현직 교사로 이뤄져 있다. 각기 다르면서도 같아 서로 간 의지가 많이 된다"고 말했다.
권 씨는 보컬을 맡고 있다. 송영찬(38·충남여고)씨와 강현석(35·대전고)씨가 기타를, 장준영(37·대암초)씨가 베이스를, 정영석(35·기성초)씨가 드럼을 맡고 있다. 마지막 팀원인 복동환씨는 F/X를 담당하고 있다. 2011년 결성된 블리츠는 어느새 활동 10년 차에 접어들어 서울, 대전, 천안, 청주 등에서 300여 회 이상 라이브 공연을 펼쳤다. EP·싱글·정규 앨범 등 발매한 앨범만 4장이다. 각종 전국 단위 대회·페스티벌에서 대상을 수상한 적도 많다. 이제는 `교사밴드`라는 수식어보다 그저 `밴드`라는 명칭이 더 어울리는 이유다.
주로 하드 한 록 장르를 다루다 보니 교사로서 제한적인 면도 있지만, 이로 인해 학생들을 지도할 때 개개인의 `개성`을 존중해주는 안목도 생겨났다는 게 권 씨의 설명이다. 그는 교단과 무대에 서 있을 때와 느껴지는 감정이 비슷해 공연 경험이 학생들을 가르치는데도 큰 도움이 됐다고도 설명했다.
권 씨는 "밴드는 혼자가 할 수 없고 각자의 개성 있는 악기가 어울릴 때 비로소 음악이 되는 장르"라며 "학생들을 가르칠 때도 학생 개개인의 입장에서 생각하고, 또 친구들과 어울릴 수 있도록 도와주고 있다. 밴드를 통해 교육을 배우게 되는 셈"이라고 설명했다.
학생들의 관심도 높다. SNS가 발달하면서 `블리츠 공연 영상`을 보고 묻는 학생들이 많아졌단다. 언젠가는 공연 무대에서 학부모를 관객으로 만난 적도 있었다.
권 씨는 "학생들이 인터넷 검색을 하다 물어보는 경우가 종종 있다. 쑥스럽지만 작곡부터 공연, 앨범발매까지 어떤 과정으로 이뤄지는지 설명해준 적도 있다"며 "공연에서는 학부모가 알아보고 인사를 건넨 경우도 있었다. 남들은 느낄 수 없는 재미난 경험을 갖고 있다"고 회상했다.
블리츠는 내달 중 새 디지털 싱글앨범 발매를 기다리고 있다. 그동안의 경험을 바탕으로 교사로서의 역량과 블리츠만의 음악을 만들어보는 게 권 씨의 꿈이다.
권 씨는 "다음 달 중 신규앨범을 낼 계획이다. 음악은 앞으로도 계속할 예정"이라며 "학생들을 지도할 때 도움이 될 수 있게끔 교사로서 역량도 갖추고, 개인의 취향이 스민 저만의 음악도 만들어 보고 싶다"고 설명했다. 김대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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