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도 시내버스 요금 200원 인상 저울질, 서비스 질 개선 미흡 불만 여전

24일 천안시 신부동에서 시내버스들이 줄서 있다. 충남도는 천안시를 비롯한 도내 시내.농어촌버스의 요금 인상을 검토하고 있다. 사진=윤평호 기자
24일 천안시 신부동에서 시내버스들이 줄서 있다. 충남도는 천안시를 비롯한 도내 시내.농어촌버스의 요금 인상을 검토하고 있다. 사진=윤평호 기자
[천안]"시내버스 서비스 질 개선은 더딘데 시내버스 요금 인상이 반가울 턱이 있나요?"

충남도의 시내버스 요금 인상 검토 소식을 접한 한 천안시민의 반응이다. 요금 인상 폭에 따라 천안을 포함한 충남도의 시내버스 요금이 전국 최고액을 경신할 수도 있는 가운데 불만의 목소리도 여전하다.

도는 충남지역 시내·농어촌버스요금 인상방침을 지난 1월 31일 결정했다. 공공요금의 사회적 안정성 확보와 주민 요금 저항 최소화를 위해 인상금액은 100원으로 내정하고 관련 절차를 밟아 6월부터 시행한다는 계획이었다.

하지만 코로나19 확산과 사회적 거리두기 추진이 맞물려 버스 승객이 급격히 감소하면서 새로운 상황에 맞닥뜨렸다.

도는 코로나19로 인한 버스업계의 손실액 보전 필요성 등이 커지며 내부적으로 버스요금 200원 인상에 힘을 싣는 모양새다. 2013년 8월 1일 200원 인상 이후 조정이 없었던 충남도 시내버스 기본요금이 현행 1400원에서 200원 더 오르면 경기·충북·경남의 1500원, 대전의 1400원을 제치고 전국 최고의 시내버스 요금이 된다.

충남버스운송조합은 350원 버스요금 인상을 주장했다가 주 52시간 시행에 따른 운전자 추가채용, 운전직 근로자 임금인상 등을 앞세워 최근에는 450원 인상을 요구하고 있다.

충남도 관계자는 "버스요금 인상안을 다룰 소비자정책 심의위원회에는 100원, 200원 뿐만 아니라 버스조합측의 350원, 450원까지도 상정할 계획"이라며 "심의결과에 따라 고시와 교통카드시스템 업그레이드를 거쳐 7월 1일부터 인상요금을 시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천안시지속가능발전협의회 김우수 사무국장은 "버스요금 인상 때마다 서비스질 개선이 약속됐지만 번번이 물거품 되면서 시민들의 시내버스 외면만 심화시켰다"며 "코로나19의 비상상황이 요금인상의 명분만 되어선 곤란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수도권 전철과 시내버스 환승 할인 도입 등 시민들이 피부로 체감할 수 있는 실질적인 서비스 개선책의 동반과 함께 근본적인 버스운행체계 개편이 뒤따라야 한다"고 말했다.

충남버스운송조합 관계자는 "버스요금이 이번에 올라도 운송사업자의 어려움 타개에는 역부족"이라고 말했다.

한편 충남의 시내·농어촌버스는 코로나19 여파가 엄습하며 지난 3월 기준 운송 수입금이 전년 동월 대비 56.29% 감소했다. 도내 시내버스가 가장 많은 천안은 지난해 12월 말 기준 3개 시내버스회사가 157개 노선에 395대를 운행하고 있다. 윤평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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