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지역 기업과 자원봉사지원센터가 힘을 모아 청각장애 학생들의 교육권 확보를 위한 교사용 투명 마스크를 만들어 무료로 배포하고 있다. 청각 장애인은 보청기를 사용하거나 인공 달팽이관 수술을 받더라도 말하는 사람의 입 모양을 정확히 봐야만 의미를 이해할 수 있다. 선생님이 수업을 진행할 때 일반마스크를 착용하면 입모양이 완전히 가려져 수업 진행에 차질이 생긴다.

이를 고려해 대전 예비사회적기업인 `청각장애인 생애지원센터`가 제작에 나섰다. 투명마스크 제작 계기는 청각장애 전문재활센터가 교사용 투명 마스크를 개발하고도 생산에 어려움을 겪자 생애지원센터가 지난 15일부터 대량 생산에 들어갔다.

지역기업인 ㈜위택코퍼레이션은 일반 마스크와 투명코팅지를 무상으로 공급하고 시 자원봉사지원센터, 서구 자원봉사센터 등 지역 봉사자들이 모여 투명마스크 제작에 힘을 모았다. 제작 방식은 KF94 마스크 가운데를 가위로 오려낸 뒤 안쪽에 벨크로(일명 찍찍이)를 불혀 다시 투명 코팅지를 불이는 방식이다. 지난 20일 1800개를 전국에 있는 청각장애특수교육센터에 무상으로 배포했고, 대전시 청각장애특수교육지원센터에도 780개를 무상으로 전달했다.

현재 대전지역 청각장애인 숫자는 총 1만 77명으로 이중 18세 미만은 121명, 18세 이상은 9천 956명으로 지체장애인 다음 2번째로 가장 많은 수치다. 하지만 생애지원센터와 자원봉사자들이 하루종일 제작해도 600-700여개에 불과하다. 민간영역에서 감당하기 부족해 대전시·각 구에서 지역 청각장애인들을 위한 지원 대책을 마련해 한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현재 생애지원센터는 무상 투명마스크 목표 물량을 2만 개로 계획했다. 아직 일반판매 계획은 없으며 만약 투명마스크 가격을 소비자 가격으로 환산하면 1개당 5000-6000원으로 형성돼 일반 시민이 구매하기에 높은 가격에 속한다. 이에 공공부문 차원에서 청각장애인들을 위해 보급하자는 이야기가 나온 것이다.

대전시의회 우승호 의원도 함께 뜻을 모았다. 청각장애를 갖고 있는 우 의원은 "회의를 진행할 때 일반마스크를 착용해 수어 통역을 진행하거나 말할 때 어려움을 겪었지만, 투명마스크를 사용해 보니 편하게 회의를 진행했다"고 말했다. 이어 "평소에도 소통이 어려운 청각장애인들이 사회적 거리두기로 인해 소외될 여지가 많아 시·구 차원에서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박상원 수습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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