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제 점검 3일간 적발건수 0건…"장소·시간 선택 오류 때문" 지적

대전경찰이 지난 20일 대전 유성IC 앞에서 대대적인 음주단속을 벌이고 있다. 사진=김량수 수습기자
대전경찰이 지난 20일 대전 유성IC 앞에서 대대적인 음주단속을 벌이고 있다. 사진=김량수 수습기자
대전 경찰이 비접촉 단속기를 통해 음주운전 단속에 나서고 있지만 3일간 단 한 건도 적발하지 못해 실효성 논란을 빚고 있다. 이는 음주운전자가 많은 시간대 장소를 벗어나 단속을 벌였기 때문이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21일 대전지방경찰청에 따르면 지난 18-20일 비접촉 음주단속기가 도입되며 대전 지역 곳곳에서 음주단속을 벌였으나 적발된 경우는 없었다.

대전경찰은 지난 18-19일 서구 둔산여고 네거리와 동구 가오동 홈플러스 인근 등 12개소, 20일은 대전 유성IC 출구에서 단속을 벌였다.

당시 단속에서 사용된 비접촉 단속기는 운전자 얼굴로부터 약 30㎝ 떨어진 곳에서 5초 가량 호흡 중에 나오는 성분을 분석해 음주 여부를 판별한다.

술을 마시지 않았더라도 손 소독제, 구강청결제 등으로 반응할 수 있어 운전자 음주 사실을 부인할 경우 기존 감지기로 재차 검사를 진행했다.

비접촉식 감지기 도입은 사실상 일제 검문식 음주운전 단속 재개를 의미한다. 하지만 대전경찰이 장소와 시간 선택에 있어 문제점을 드러내며 실효성이 도마에 올랐다.

음주운전자가 많은 장소와 시간대를 벗어난 단속에 3일간 1건의 적발건수도 올리지 못했기 때문.

한 일선 경찰관은 "직원들의 업무 가중을 줄이기 위해 밤 늦게까지 음주단속을 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며 "최근에는 애플리케이션 등을 통해 단속정보가 공유되고 있어 일제 단속이 힘들다. 사고를 내지 않는 경우 늦은 시간의 음주운전은 적발이 힘든 것이 사실"이라고 귀띔했다.

지난 20일 유성IC 출구만을 대상으로 한 단속도 논란이다. 이날 단속은 유성IC를 통과해 대전으로 들어오는 차량만을 대상으로 오후 9시부터 1시간 30분 가량 진행됐다.

이에 세종, 전주, 청주 등 타 지역에서 대전 유성IC까지 소요되는 시간을 생각할 때 단속이 진행된 와중에는 음주운전을 할 확률이 낮다는 지적이 나온다.

더욱이 교통체증을 우려한 대전 경찰은 절반 가량의 차량에 대해 음주여부를 확인하지 않은 상태로 통과시키기도 했다.

시민 박성주(43)씨는 "음주운전은 습관이라 들었다"며 "교통체증에 대한 민원보다는 혹시 모를 음주운전에 대한 적발이 우선돼야 한다. 전국적으로 음주운전이 늘어난 상황에 대해 엄중한 처벌이 이뤄져야만 다시 범죄를 줄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대전경찰에 주어진 비접촉 음주단속기가 10여 대에 불과해 시민들의 불안은 이어질 전망이다.

경찰 관계자는 "음주단속 건수가 없을 수도 있다"며 "장소와 시간을 다양하게 단속에 나서는 등 음주운전을 예방에 지속적으로 나서 시민 안전에 철저를 기하겠다"고 해명했다.임용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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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용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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