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출신 6선 박병석 의원이 사실상 21대 국회 전반기 국회의장으로 확정됐다. 당초 경기 수원 출신 5선 김진표 의원과의 한판 승부를 예고했으나 김 의원이 어제 의장 불출마를 결심함에 따라 국회의장 무혈입성 기록을 쓰게 됐다. 이로써 충청권은 강창희 전 의원(19대)에 이어 또 한명의 국회의장을 배출하는 저력을 증명했다. 정치인 박병석 개인의 영광은 물론이고 충청 정치사에 남을 만한 정치적 결실로 평가해도 지나치지 않을 듯하다.

박병석 국회의장 시대 도래에는 복합적 함의가 내재해 있다. 무엇보다 충청권 위상의 일대 상승효과가 기대된다. 국가 의전서열 2위인 국회의장직을 충청인사가 맡음으로서 충청도 이제는 권력의 중심 축으로 자리잡게 됐다고 할 수 있다. 현 정부 출범 이후 행정부와 사법부에서 밀려나는 인상을 주었던 충청이다. 그런 와중에 박 의원의 입법부 1 인자 등극은 지역민들에게 충청 보상정서를 긍정적으로 자극하기에 충분한 `사건`으로 다가온다. 당장 국회 사무처 주요 보직에 대한 국회의장 인사권 행사도 주목된다. 팔은 안으로 굽는다고 전도 유망한 지역인재가 있으면 데려다 쓰지 못할 것도 없다.

나아가 박병석 국회의장 존재만으로 각종 굵직한 지역 현안을 속도감 있게 추진하는 데 든든한 동력원이 될 것이라는 기대감을 부풀게 한다. 대전 도시철도 2호 트램 건설, 대전·충남 혁신도시 지정 및 공공기관 이전, 세종의사당 건립 등 충청권을 관통하는 적잖은 정책 과제들의 경우 박병석 국회의장 체제라는 핵우산 속에 놓이게 되는 것은 필지의 사실이다. 지역 입장에선 다시 오기 어려운 행운이 트이는 것이고 그렇다면 이런 호기를 활용해 충청 융성시대를 구가해야 하는 것은 너무나도 당연하다 할 것이다.

박병석 국회의장 탄생에 이어, 여야 각 1명씩으로 구성되는 부의장단 조합에도 파격을 낳을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 몫 부의장에는 4선 김상희 의원이 확정적이며 김 의원은 공주에서 고교까지 마쳐 충청 연고권자다. 여기에 미래통합당에선 부의장 후보로 공주 출신 5선 정진석 의원이 단수로 거론돼 부의장 직행이 확실시된다. 이 그림이 완성되면 국회의장·부의장 3인 모두 충청 출신으로 채워지는 초유의 상황이 전개된다. 이만하면 충청도 기지개를 펼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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