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님 끊겼던 학교 앞 서점·문방구, 버스업체, 급식업체 화색
코로나 종식 전까지 '안심할 수 없다', '원상복귀 어렵다' 불안도

80일 만에 등교개학이 시작되면서 문구점, 분식집 등 학교 앞 상인들의 얼굴에 화색이 돌고 있다.

지난 3월부터 코로나19로 학생들이 학교에 나오지 못하는 상황이 연출되면서 그간 학교 앞 서점, 문구점, 음식점은 물론이고, 급식업체와 버스업체까지 큰 피해를 입어왔다.

때문에 이번 고3 학생들의 등교개학 시작은 지역 상인들에게는 `가뭄 속 단비`로 여겨지는 분위기다.

개학이 연기되면서 가장 직접적으로 피해를 봤던 곳은 학교 앞 상권이었다.

수업 준비물과 교재를 구매하거나, 등하교 시간 간식을 사먹던 학생들이 사라지면서 학교 앞 문구점, 서점, 분식점은 그간 매출이 0원에 가까운 수준이었다.

대전 서구 갈마동의 한 고등학교 앞에서 서점을 운영하는 김모(55)씨는 "사실 책장사는 3-4월 개학시즌에 1년 장사를 다 하는 셈인데 개학이 연기되면서 한 해 장사를 망쳤다"며 "당장 상황이 나아지지는 않겠지만 고3부터 중학교, 초등학교까지 안전하게 등교하게 된다면 지금의 위기는 넘길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같은 학교 근처에서 카페를 운영하는 임모(48)씨도 "학생들이 등교를 하지 않으면서 매출이 80%이상 급감해 소상공인 대출을 받아 버티고 있다"며 "언제까지 버틸 수 있을까 걱정하고 있던 참에 학생들이 돌아온다니 정말 기쁘다"고 반겼다.

또 시내버스 업계도 줄었던 대중교통 수요가 늘어날 것이라는 기대감이 크다.

대전시에 따르면 지난해 하루 시내버스 평균 이용객은 40만 9566명이었고, 이 중 청소년은 10.2%로 4만 1775명이었다.

하지만 코로나19로 재택근무를 하는 직장인이 늘고, 개학연기로 등하교하는 학생이 줄면서 버스 승객은 전년대비 70% 수준으로 줄었다.

대전시 버스운영과 관계자는 "등교개학 첫날부터 당장 매출 회복세를 기대하긴 어렵다"면서도 "등교개학이 순차적으로 잘 진행된다면 학생탑승객들이 늘어 지난해의 80-90% 수준까지는 승객수가 회복돼 그 동안 피해를 입은 시내버스 업체들에게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등교개학이 반갑기는 학교급식납품업체도 마찬가지다. 학교에 식품을 납품하는 업체의 경우 학교 외에 별다른 판로가 많지 않아 피해는 더욱 컸다.

대전 시내 학교에 부식을 납품하는 한 업체 관계자는 "그간 급식이 중단돼 고정비용은 나가는데 수익이 없어 어려웠다"며 "하루 빨리 코로나가 종식돼서 전 학년이 맛있는 급식을 먹을 수 있으면 좋겠다"고 기대했다.

하지만 등교개학이 시작되더라도 코로나19 이전으로는 돌아갈 수 없을 것이라는 걱정도 상존한다.

서구 둔산동의 한 고등학교 앞에서 서점을 운영하는 김모(52)씨는 "과거에도 온라인으로 책을 구매하는 학생들이 늘면서 매출이 감소해 힘들었는데 코로나로 언택트 소비가 더 늘어나 걱정이다"라며 "코로나가 종식돼도 학생들이 돌아오지 않을까 무섭다"고 걱정했다.

또 다른 대전지역 식품 업체 대표 A씨도 "당장 고3이 등교개학 했지만 계약금은 몇 백만 원 수준"이라며 "게다가 예측하지 못한 집단감염이 다시 시작되면 언제든 등교가 중단될 수도 있는 것 아니냐"며 불안감을 드러내기도 했다.황의재 수습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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