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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시헌 칼럼] 개헌과 21대 국회

2020-05-21기사 편집 2020-05-20 17:58:06      김시헌 기자 seekim@daej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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첨부사진1김시헌 논설실장
문재인 대통령이 또 개헌을 거론했다. 올 들어 두 번째다. 문 대통령은 지난 18일 광주에서 열린 5·18 기념식에서 헌법 전문에 '5·18민주화운동'을 새겨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언젠가 개헌이 이루어진다면 그 뜻을 살려가기를 희망한다"고 덧붙였다. 지난 1월 신년회견에서는 2018년 무산된 개헌안과 관련, "정치구조와 사회를 근원적으로 바꿔내려는 저나 우리 정부의 철학이 담긴 것이었다"며 아쉬움을 토로했다. 이어 대통령이 다시 개헌의 추진동력을 갖기는 어렵다며 이를 되살리는 것은 국회의 몫이라는 점도 분명히 했다.

문 대통령의 언급 이후 개헌 논의가 수면 위로 떠오르는 양상이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는 문 대통령의 이런 제안에 동조하면서 21대 국회에서 헌법개정특위를 구성하자고 나섰다. 그는 동시에 권력이 법과 국민에 의해 통제되는 공공재임을 분명하게 헌법 조문에 담자고 제안했다. 권력의 사유화를 막을 방안 등을 주문하면서 전반적인 개헌 논의를 확대하자는 의미로 들린다. 심상정 정의당 대표도 사회관계망서비스를 통해 5·18정신을 헌법에 기록하자고 했다. 이날 광주에 집결한 전국 광역자치단체장들도 개헌안에 지방분권 강화방안을 담아야 한다면서 가세했다.

개헌이 새삼 주목되는 이유는 필요성은 물론 여건 성숙과 추진 동력이 확보됐기 때문이다. 가장 최근의 개헌은 1987년의 일로, 대통령 5년 단임제와 직선제가 골간이었다. 이후 우리의 정치·사회적 구조는 비약적인 발전과 변화를 이뤘다. 33년 전의 헌법체계로는 이런 변화상을 담아내지 못한다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일단 개헌 논의가 시작되면 권력구조 개편이나 지방분권 강화, 시민들의 기본권 확대 등 현행 헌법체계의 근간을 손봐야 하는 상황으로 전개될 가능성이 다분하다.

추진 동력도 충분하다. 지난 4·15 총선에서 여당인 더불어민주당과 자매정당은 180석을 확보했다. 정의당 등 범진보진영을 포괄하면 190석이 넘는다. 청와대는 여당이 압승을 거두면서 향후 국정의 주안점을 코로나19 극복과 민생경제 활성화, 남북관계 개선 등에 두겠다는 뜻을 밝혀왔다. 여기에는 개헌 논의도 포함된 것으로 봐도 무방하다는 관측도 나온다. 물론 확대해석을 경계하고 있지만 말이다. 보통 대통령 집권 후반기엔 레임덕으로 인해 개헌과 같이 파괴력을 지닌 민감한 사안은 말도 꺼내기 어려웠다. 하지만 지금은 사정이 다르다. 문 대통령의 국정 지지도는 60%를 웃돈다.

문제가 없는 것은 아니다. 우선 시기가 좋지 않다. 코로나19로 일상이 경직돼 있고, 그 여파로 경제여건도 여의치 않다. 게다가 개헌저지선을 확보한 제1야당인 미래통합당은 개헌에 부정적이다. 주호영 원내대표의 주장처럼 개헌은 블랙홀과 같다. 개헌 논의가 본격화된다면 민생 등 당면 현안들이 뒷전으로 밀릴 가능성이 있다는 점은 부담이다.

그럼에도 앞으로 개헌 논의는 더욱 진전될 것으로 보인다. 앞서 지난 3월엔 여야 국회의원 148명의 동의로 헌법개정국민발안 원포인트 개헌안이 발의된 바 있었다. 이 개헌안은 경실련, 참여연대 등 25개 시민사회단체가 참여한 가운데 여야가 함께 했다는 의미가 있었지만 의결정족수 미달로 표결이 이뤄지지는 않았다. 20대 국회에서 개헌안을 두번이나 무산시켰기에 21대 국회의 어깨는 더욱 무거워졌다.

21대 국회가 초반에 개헌 논의를 매듭짓지 못하면 차기 대선으로 넘어가게 되고, 그 이후는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 될 수도 있다. 갈 길 바쁜 21대 국회의 관건은 개헌 저지선을 확보한 미래통합당을 어떻게 논의의 장으로 끌어들이느냐가 될 것이다. 민주당이 힘이 세다고 해서 일방적으로 밀어붙여서는 안 된다. 개헌 논의부터 머리를 맞대고 지혜를 모으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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