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잊고 살았던 동심을 깨워보세요

2020-05-20기사 편집 2020-05-20 17:1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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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세히 보아야 예쁘다] 나태주 글·윤문영 그림/ 톡/ 200쪽/ 1만 3500원

첨부사진1자세히 보아야 예쁘다

풀꽃 시인 나태주가 시 쓰기 60년을 기념해 어른을 위한 동시집을 출간했다. 현대인의 고전이 된 문장 '자세히 보아야 예쁘다'는 아이들의 시선으로 세상을 바라보며 살아오는 동안 아이들로부터 선물 받은 문장이었음을 시인은 60년을 회상하며 고백한다. 사막처럼 메마른 삶에 오아시스처럼 젖어 드는 동심의 시들을 나태주 시인이 직접 골라 엮었다.

故 이오덕 아동문학 평론가는 동시를 "성인인 글쓴이가 어린이나 성인을 상대로 읽히게 쓴 시"라고 정의했다. 따라서 동시는 아이들을 위한 전유물이 아니고 어른들이 읽어도 좋다는 게 나태주 시인의 생각이다. 이번에 새롭게 출간한 '자세히 보아야 예쁘다'를 어른들이 읽어야 하는 이유에 대해 시인은 "어른도 아이였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인간의 생애에서 아이였던 때가 가장 순수하고 좋았던 때였지만 어른이 되면서 그것을 잊고 산다. 그것을 되찾는 방법이 동시와 동화를 읽는 일이라고 시인은 조언했다.

이번 동시집에서 시인이 대표작으로 손꼽는 시는 책 46페이지에 수록된 '촉'이라는 시로 작고 보잘것없는 존재의 힘을 노래했다. '촉'이라는 단어는 봄에 새싹이 돋아오르는 끄트머리, 즉 성장점을 뜻한다. 시의 대상은 사건이 아니고 사물이어야 한다. 그 사물은 큰 것이 아니라 작은 것이다. 너무 작아 하찮다고 생각되는 것에서도 마음의 울림을 줘야 한다. 먼지를 가지고 우주를 그릴 수 있는 게 바로 시다. '한 개의 촉 끝에/지구를 들어올리는/힘이 숨어 있다.'라는 이 시의 마지막 문단에서 작은 존재에 숨어있던 엄청난 에너지를 느낄 수 있다. 따라서 이 시는 새로운 시작을 준비하는 사람들에게 용기를 준다.

일반적으로 대중들은 의미가 함축된 시를 어렵게 받아들인다. 그러나 시인은 시인의 창작 의도를 파헤치며 시를 읽는 일은 이해의 적용 범위를 줄여 협소한 시각을 갖게 된다고 지적한다. 따지면서 읽는 것이 아닌 느끼면서 읽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시인에 따르면 시를 읽는 데는 답이 따로 없다. 될 수 있으면 읽는 사람마다 각자 창의적으로 수용하고 자기 것으로 만드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것이다. 다시 말해 100명이 하나의 시를 봤을 때 각자 살아온 삶에 맞게 100명의 해석이 모두 다르게 나와야 한다.

시인은 아이, 어른 할 것 없이 아름다운 세계를 꿈꾸는 사람이 이 동시집의 독자라고 말한다. 상심한 사람에게는 위로를 주고, 다시 시작하고 싶어 하는 사람에게는 용기를 주려 이 동시집을 냈다. 또한 "사는 일이 짜증스러울 때 부디 잠시 쉬며 동시를 읽을 일입니다"라고 전한다. 윤문영 화백의 그림이 어우러져 한 폭의 전시회처럼 펼쳐지는 이번 동시집은 삶에 지친 어른들에게 살아갈 용기와 위로를 건넨다.손민섭 수습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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첨부사진2나태주 시인 사진=대전일보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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