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든타임에 대한 오해에서 비롯, 현장에 있는 의사 판단이 가장 정확"
보편적이지 않은 사고에 대처할 수 있는지 점검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와

대전 지역 의료계는 야구 경기 중 투수가 타구에 머리를 맞는 사고와 관련 경기장에 투입된 의료진의 응급처치에 문제가 없었다는 입장을 보였다.

지난 17일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열린 롯데와 한화의 경기에서 롯데 선발 투수 이승헌이 한화 타자 정진호가 친 타구에 머리를 맞는 사고가 발생했다.

당시 대기하던 의료진이 투입돼 응급처치 후 선수를 병원으로 후송했지만, 모든 과정이 중계되면서 늑장대응 등 의료진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대부분 화면에 잡힌 의료진의 행동이 신속해 보이지 않았다든지, 경추보호대를 사용하지 않은 부분을 지적하는 내용이다.

지역 의료계는 우선 일반인이 보기에 의료진의 행동이 굼뜨고 신속해 보이지 않아 답답했을 수도 있지만 스포츠 응급 손상에 관한 매뉴얼대로 진행된 것이 맞다고 설명했다.

환자가 의식이 없거나, 심정지중이거나, 대량 출혈을 보였다면 드라마나 TV에서 보던 응급처치 장면이 전개됐겠지만 이날은 그런 상황이 아니었다는 것이다.

경추보호대를 사용하지 않은 부분에 대해서는 의료 행위에 대한 과정과 결과에 대한 권한 및 책임은 일차적으로 현장 의료진에게 있기 때문에 의료 현장에서는 담당 의료진의 판단과 처치를 믿고 맡겨야 한다고 밝혔다.

아울러 이번 논란은 골든타임에 대한 오해에서 비롯된 것이라는 의견도 나왔다.

조성현 대전시의사회 총무이사는 "일부에서 골든타임의 본래 뜻을 잘못 해석해 무조건 신속한 의료행위가 최선의 의료행위인 것처럼 생각하는 경우가 있다"며 "위급을 다투는 응급상황이 아니라면 일차적으로 차분하고도 신중한 의료진의 진찰이 우선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는 환자가 보내는 작지만 치명적인 사인을 놓치지 않기 위함"이라며 "단, 현장 대기 의료진들도 응급 상황 발생시 최선의 처치가 가능토록 평소 매뉴얼 점검을 하며 대비 태세를 유지하는 등의 노력을 계속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경기 중에는 예상치 못한 돌발상황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의료장비나 의료진의 전문성을 더욱 높이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왔다.

정문현 충남대 스포츠과학과 교수는 "스포츠는 발달하고 있지만 경기 중 발생할 수 있는 최악의 경우는 의료장비만 보면 대비하고 있지 않는 것 같다"며 "외국은 선수들을 위한 구급차와 관중을 위한 구급차가 따로 있을 정도다. 보편적이지 않은 사고가 발생했을 때 대처할 수 있는 가에 대해 점검해 볼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정성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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