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3 학생들의 등교 수업이 오늘부터 시작된다. 당초 일정보다 80일이나 늦게 학교에 나오는 고3은 교육부 방침에 따라 앞으로 매일 학교에 나와 수업을 받게 된다. 코로나19가 언제 종식될지 모르는 상황에서 무한정 원격수업에만 매달리게 할 수 없다는 교육부의 설명은 설득력이 있다. 감염 우려가 여전한 것도 사실이지만 고3의 경우 대학입시나 사회진출의 길을 뒤로 미룰 수 없다는 점을 고려하면 불가피한 조치로 여겨진다. 다만 고2 이하 학생들의 등교 방식은 아직 결정되지 않아 일선 학교의 혼란을 부채질하는 모양이다. 교육당국의 명확한 기준 제시 등 후속 조치를 기대한다.

유은혜 부총리 겸 교육부장관은 어제 신학기 개학준비추진단 회의를 주재한 자리에서 고3 이외의 학년은 격주, 격일, 주 1회 이상 등교 방식을 택해 학생 밀집도를 최소화하겠다고 밝혔다. 서울시교육청도 고3은 매일 등교, 고2 이하 초·중·고생은 격주나 5부제, 오전·오후반 등교를 선택해 운영하라는 자체 가이드라인을 제시했다. 학교별로 이를 참고해 유연하게 운영하라는 것이다. 반면 대전시교육청이나 충남도교육청은 교육부 지침 외엔 아직 고2 이하 학생들의 등교 수업 기준을 제시하지 않고 있다. 이들 교육청은 학교 마다 학생 규모나 여건이 모두 다르기 때문에 학교장 재량에 맡길 예정이라고 한다. 이 때문에 일선 학교들은 교육부와 교육청의 눈치를 살피면서 우왕좌왕하는 모습이다. 만일의 상황 발생 시 책임을 떠넘기려는 처사는 아닌지 의문이 든다며 고충을 토로하는 일선 학교도 있을 정도라고 하니 이들 교육청의 태도에 실망을 금치 못하겠다.

코로나19가 완전 종식되지 않은 상황에서 등교해야만 하는 학생과 학부모들의 걱정은 이만저만이 아니다. 더욱이 프랑스에서 등교 1주일 만에 70여명의 확진자가 발생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불안감은 더욱 확대되는 모습이다. 게다가 등교방식까지 정해지지 않았으니 이중고를 겪어야 하는 형편이다. 오늘 고3을 시작으로 27일엔 고2·중3·초1~2·유치원생 등 순차적인 등교가 이뤄진다. 대전·충남교육청은 하루빨리 이들에 대한 명확한 등교 방식과 기준을 제시해 주길 바란다. 그래야 일선 학교도 등교 준비를 하고 학생이나 학부모들이 그에 맞게 대처하지 않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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