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1대 국회 개원을 앞두고 과거 중앙 정치 무대에서 변방으로 평가됐던 충청권의 정치적인 위상이 중앙을 향해가고 있다. 충청 출신 국회의원들이 국회 의장단 후보로 물망에 오르는 것은 물론 각 당 지도부 선출 과정에 있어서도 뚜렷한 존재감을 보여주고 있는 상황. 정치권 역시 이 같은 분위기에 대해 충청권 정치 위상 제고라는 긍정적인 분석을 내놓고 있다.

19일 지역 정치권에 따르면 박병석 더불어민주당 의원(대전 서구 갑)의 21대 국회 전반기 국회의장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현재 5선의 김진표 의원과 경쟁 구도를 형성하고는 있지만 국회의장은 국회 관례상 원내 1당, 최다선 의원이 맡아왔다는 점이 이를 뒷받침 한다. 박 의원은 21대 총선을 통해 여야를 통틀어 가장 높은 6선에 올랐다.

앞서 박 의원은 20대 국회에서 상대적으로 열악한 충청의 위상에도 불구, 주류와 원만한 관계를 유지하면서도 비주류를 챙기는 친화력으로 부의장까지 오르기도 했다.

여기에 여당 몫 국회 부의장 후보로 거론되고 있는 인물 중에는 5선의 이상민 의원(유성구 을)도 포함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야당 몫 국회 부의장 자리에는 5선의 정진석 미래통합당 의원(공주부여청양)이 추대될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다만 지역 안배 차원에서라도 이들 모두가 의장단에 이름을 올린 가능성은 높지 않지만 충청 출신 의원들이 국회의장 및 부의장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는 점은 의미가 있다는 게 정치권의 공통된 의견이다.

또 완주는 하지 못했지만 당 지도부 선출 과정에서 지역 의원들이 다수 후보로 거론됐다는 점 역시 충청권의 정치적인 위상을 높이는 한 요인으로 볼 수 있다. 먼저 민주당 원내 대표 후보군에는 3선의 박범계(대전 서구 을)·박완주(천안 을) 의원이 포함됐었으며 통합당의 경우에는 4선의 이명수 의원(아산 갑)과 3선의 김태흠 의원(보령·서천) 등이 원내 대표 도전 의사를 밝히기도 했다.

아울러 이번 총선을 통해 재선에 성공한 조승래 민주당 의원(대전 유성구 갑)은 당 원내선임부대표로 임명됐다. 원내선임부대표는 원내수석부대표와 함께 국회 운영 전반과 관련된 전략을 기획하고 야당 협력, 당내 소통 및 중점과제 관리 등 역할을 하게 된다.

한 지역 정치권 관계자는 "충청권 출신 원내 대표 선출까지는 이어지지 못했지만 후보군에 지역 의원들이 다수 포함됐다는 것 만으로도 정치적인 위상이 올라갔다고 봐야 된다"며 "이제는 높아진 위상 만큼 의미 있는 성과를 낼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다른 지역 정치권 관계자는 "유권자들의 지지를 기반으로 이번 총선에서 충청권 다선 의원들이 다수 탄생했다"며 "중진 의원들이 늘어났기 때문에 당내 역할론이 강화될 수 밖에 없고, 이는 충청권의 정치 위상 제고로 이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박영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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