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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덕포럼] 코로나19, 지난 4개월 동안 얻은 교훈

2020-05-19기사 편집 2020-05-19 07:34: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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첨부사진1오두병 한국생명공학연구원 연구전략본부장
코로나19 바이러스에 의해 이미 400만 명 이상이 감염되고, 30만 명 이상이 사망하였으며, 현재도 확진자와 사망자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국제통화기금(IMF) 게오르기에바 총재가 "이번 위기는 지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보다 훨씬 더 심각하다"고 말한 것처럼, 경제 사회적으로 막대한 피해를 입고 있으며, 전 세계적으로 큰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코로나19 이후의 시대는 이전과는 완전히 다른 뉴노멀 시대가 될 것이라고 예상된다. 우리나라도 1월 20일에 코로나19 환자가 발생한 이후, 과거에는 겪어보지 못한 아주 생소한 4개월을 보내고 있다.

바이러스는 스스로 증식하지 못하며, 다른 생명체에 침입하여 그 생명체가 가지고 있는 자기복제 기작을 이용하여 증식한다. 때문에 바이러스가 생명체인지 아닌지에 대한 논란이 있으며, 생물과 무생물의 중간적 존재로 분류되기도 한다. 그러나 바이러스는 돌연변이를 통해서 새로운 환경에 적응할 수 있다는 점에서 생명체의 특징을 가지고 있다. 박쥐에서 비롯되었다고 알려진 코로나19 바이러스도 돌연변이를 통해서 천산갑과 같은 중간숙주를 거쳐서 인간에게 감염되었을 것이라고 추정된다.

이렇게 새로운 환경에 빠르게 적응하는 바이러스와 맞서서 인간은 진단과 방역 및 치료제와 백신이라는 무기로 대처하고 있다. 가장 긴급을 요하는 대응은 감염자를 빠르게 진단하고 격리하여 추가적인 전염을 막는 것이다. 이번 코로나19 사태에서 대한민국은 전 세계가 부러워하는 진단과 방역의 모범 사례를 만들며, K-진단과 K-방역이 큰 주목을 받았다. 이는 조기에 분자진단 기술을 빠르게 개발한 기업들과 이를 뒷받침해준 정부의 노력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이제 우리는 K-진단과 K-방역을 넘어서, K-치료제와 K-백신을 기대하며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그 동안 쌓아온 바이오 분야의 기초 역량을 토대로 과학자와 기업들이 다각도의 연구와 도전을 하고 있다. 그럼에도 한 가지 염두에 두어야 하는 점은, 우리나라는 아직 타미플루와 같은 약을 개발한 경험이 없고, 특히 코로나19 바이러스에 대한 치료제와 백신의 개발은 매우 어려울 것이라는 점이다. 이러한 어려움을 잘 알기 때문에 정부는 코로나19 치료제와 백신 개발을 위한 범정부 지원단을 출범시켜서 국가적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섣부른 낙관적 기대를 하기에 이르지만, 세계적으로 뛰어난 K-치료제와 K-백신이 코로나19 바이러스의 종식이전에 나와서, 국민들에게 처방되기를 희망해본다.

한 가지 주의할 점은 코로나19 바이러스는 돌연변이가 잘 일어나는 RNA 바이러스로서, 새로운 환경에 대한 적응과 진화가 빠르다는 것이다. 새로운 돌연변이에 의해서 변종 바이러스가 발생한다면 그 동안 개발되어온 치료제와 백신이 물거품이 될 수 있다. 적자생존과 생태계의 평형을 이야기할 때 '붉은 여왕 효과'가 언급된다. 소설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에서 붉은 여왕은 앨리스에게 '제자리에 있기 위해서는 온 힘을 다해 뛰어야 한다'고 말한다. 바이러스가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여 빠르게 진화할 수 있기 때문에, 인류도 생존을 위해서 온 힘을 다해 뛰어가야만 한다. '최후의 승자는 강한 종이 아니라 변화에 적응하는 종'이라는 찰스 다윈의 말을 명심하며, 신·변종 바이러스에 대응하기 위한 바이오와 의료 기술 개발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

새롭게 등장한 코로나19 바이러스에 대응해온 지난 4개월을 되돌아보면서, 글로벌 공조와 진단, 치료제 및 백신 개발을 위한 감염병 대응 플랫폼 구축의 중요성을 깨닫게 된다. 이제 앞으로 다가올 신·변종 바이러스에 대응하기 위하여 우리가 잊고 있었던 무너진 담장이 없는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 그리고 비어있는 부분을 채우는 노력을 계속 해야 할 것이다. 무엇보다도 지난 4개월 동안 코로나19에 묵묵히 견디며 세계적인 모범 사례를 만든 대한민국의 모든 국민들에게 박수를 보낸다. 오두병 한국생명공학연구원 연구전략본부 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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