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교의 안전성에 대한 학부모들의 찬반 논란이 거듭되고 있음에도 교육당국이 등교수업 재개를 결정한 이유는 빠듯한 학사일정 때문일 것이다. 고3의 경우, 이미 한 학기의 절반을 훌쩍 넘어선 상황에서 대학입시를 염두에 두지 않을 수 없다. 학교생활기록부를 토대로 수시와 정시, 지원 가능 대학과 전형, 희망 대학과 전공 등을 결정하기까지는 시간이 부족하다. 학생부종합전형에 필요한 봉사·진로활동 같은 비교과영역 준비 역시 여의치 않은 것이 현실이다. 당사자는 물론 수험생을 둔 학부모들의 불안감이 날이 갈수록 커지는 것도 이 때문이다. 고3을 제외한 여타 학생들도 학사일정에 쫓기기는 마찬가지다. 자기 주도 학습에 익숙지 않은 학생들은 학습공백과 학력격차에 대한 우려도 나온다. 오랜 온라인 수업으로 인한 피로감이 누적되면서 학습 긴장감이 떨어지는 것도 등교 결정을 재촉 했을 것이다.
코로나19 위험이 상존하는 상황에서 등교를 택할 수밖에 없는 교육당국의 고충은 적지 않을 것이다. 교육당국은 일단 예정대로 등교수업을 진행하되 예상치 못한 상황이 발생하면 순발력 있게 대응하겠다는 방침이지만 불안감은 가시지 않는다. 언제 어디서 이태원 클럽과 같은 상황이 재연될 지 알 수 없는 일이다. 이런 상황에서 등교가 결정됐으니 최고 수준의 방역망을 구축하고 가동하는 것 밖에 방법이 없다. 어린 학생들이 감염병에 능동적으로 대처하기란 쉽지 않은 일이다. 가정에서는 물론 버스와 지하철 등 대중교통 이용, 교실과 급식 등 학교 안팎의 모든 생활에 이르기까지 사회 전 구성원의 도움이 절실한 이유다. 학교에만 맡겨둘 일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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