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권 초·중·고 중간고사 내달로 가닥…학습 성과 평가 의미 미약
예정대로 치른다 해도, 초기 온라인 서버 불안정해 공정성·형평성 '의문'

온라인 수업 모습 [연합뉴스]
온라인 수업 모습 [연합뉴스]
코로나19로 미뤄졌던 학교 등교가 20일부터 시작되지만, 학생들은 1개월 도 채 수업을 듣지 못하고 중간고사를 치러야 할 처지에 놓였다.

학생들은 원격수업의 학습효과가 적었던데다, 일부는 초기 서버문제로 수업을 듣지 못한 학생들도 있어 중간고사 준비를 앞두고 한숨을 내뱉고 있다.

17일 대전시교육청, 대전지역 초·중·고등학교 등에 따르면 대전지역 학교 대부분은 내달 초·중순 쯤 중간고사를 치를 것으로 가닥을 잡았다. 이른 학교는 내달 8일, 늦은 학교는 28일로 사흘에 걸쳐 평가를 치를 계획이다. 통상 개학 후 4월 말, 5월 초에 치러지는 중간고사보다 한 달 정도 늦춰진 셈이다.

등교 연기가 불러온 중간고사 일정은 학생들의 시험 부담을 무겁게 만들 것으로 보인다. 타 학년 보다 먼저 등교하는 고 3은 등교 이튿날인 21일 전국연합학력평가는 물론, 1개월이 안돼 중간고사를 치른다. 기말고사 일정도 7월 초·중순으로, 9월 16일인 고3 학생부 마감일을 고려하면 평가 일정이 더욱 빠듯해졌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중간고사가 정상적인 `평가`의 의미를 지닐 수 있을지 우려도 나온다. 고 3뿐만 아니라 고1·2는 27일 또는 내달 1일부터 등교가 가능해 학생들은 짧으면 2주, 길면 3주 간 학교 수업을 듣고 지필고사를 치러야 하기 때문이다. 또 처음 시행한 온라인 수업으로 시행 착오가 잦았던 만큼 등교수업이 중요해졌는데, 3월과 4월 적어도 두 달은 배웠어야 할 교육 과정을 2-3주로 대폭 줄인 점도 이유로 꼽힌다.

대전 서구 A 중학교 교사 신 모(49)씨는 "평가라는 게 그간 학생들이 공부해 온 학습 성과를 판단하는 건데 학교에서 충분히 수업을 듣지도 못했고, 처음 시행한 온라인 수업이 과연 얼마나 학습 성과를 낼 수 있을지 모르겠다"며 "조심스러운 얘기지만 이 상황에서 평가하는 게 맞는지 걱정스럽다"고 말했다.

촉박하게 중간고사를 치러야 하는 학생들은 난감한 상황이다. 그동안 온라인으로 자기주도적 학습에 의존해온 만큼, 학교 수업 공백이 중간고사 결과로 이어질지 걱정하고 있는 것이다. 일부는 개학 초기 서버 불안정으로 수업을 제대로 듣지 못한 학생들도 있어, 학생 간 형평성 문제도 고려해야 하는 상황이다.

고2 서 모(18)양은 "온라인 수업이라고 하는데 사실 출석 체크만 하고 개인 공부하는 시간이 더 많다"며 "학교에서는 6월 중순에 중간고사를 본다고 공지를 했는데, 누가 학원 잘 다니고, 독서실 잘 다녔는지 평가하는 건가 싶다"고 말했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현재 학교별 재량에 따라 중간고사 실시 여부, 일정 등을 논의 중"이라며 "일부 학교는 서버 불안으로 수업을 듣지 못한 학생들은 수업 콘텐츠를 다시 제공하거나, 학습지나 요약 정리를 제공해 보충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박우경 수습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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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우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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