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일응접실] 황인규 CNCITY에너지 회장

황인규 CNCITY에너지 회장이 종합 에너지서비스기업으로 도약 하겠다는 포부를 밝히고 있다. 사진=윤종운 기자
황인규 CNCITY에너지 회장이 종합 에너지서비스기업으로 도약 하겠다는 포부를 밝히고 있다. 사진=윤종운 기자
1993년부터 대전 지역 가정에 천연가스(LNG)를 공급하기 시작한 CNCITY에너지는 지역을 대표하는 에너지 기업이다. 도시가스 업계가 경기 침체와 지구온난화, 타 연료와의 경쟁 등으로 성장 한계에 봉착했다는 우려 속에 CNCITY에너지는 자체 경쟁력 강화와 지속적인 고객만족 노력으로 종합 에너지서비스회사로 위치를 공고히 하고 있다.

CNCITY에너지의 새로운 도약에는 황인규 회장이 자리잡고 있다. 올 초 취임식에서 `변화`를 강조한 황 회장은 기존의 기업문화를 탈피하고 새롭게 다양한 제도를 도입했다. 조직의 일하는 방식에서 변화와 혁신을 추진하기 위한 `자율좌석제`와 수평적 조직문화를 위한 `님` 호칭문화 그리고 새로운 아이디어를 경영에 반영하기 위해 직원과 임원이 소통할 수 있는 `주니어보드` 제도가 대표적이다.

황 회장은 직원들의 개인 역량 강화를 우선 과제로 꼽는다. 그는 "시대가 변한만큼 일하는 방식은 진화해야 한다. 과거 직장은 커다란 모니터를 두고 서류를 보면서 일을 했다"며 "이제는 직원이 일하고 싶은 곳에서 일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CNCITY에너지의 업무방식은 ICT(정보통신기술)를 적극 활용하려 하고 있다. 먼저 해야 하는 업무를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현장에서 즉각 처리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황 회장은 "집중하고 싶은 장소에서 일을 하거나 커피를 마시고 싶다면 커피를 마시면서 업무를 볼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최근 코로나19로 언택트(비대면) 근무가 필수 요소로 자리 잡으면서 CNCITY의 달라진 업무 경향이 빛을 발했다. 전 직원에게 노트북을 지급해 코로나 확산 시기에 재택근무를 적용, 사업장 내 방역과 업무 수행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은 것.

유연근무제 도입을 통해 업무 효율성을 높이는 것도 CNCITY에너지의 달라진 모습이다. 최근 근무를 시작한 CNCITY에너지의 신사옥은 이 같은 변화의 트렌드가 곳곳에서 묻어난다. 딱딱한 사무실이 아닌 카페 느낌의 편안함에 중점을 둬 사무 가구 배치와 공간 인테리어가 여느 회사와는 분명 다른 분위기다.

곳곳의 회의실 등은 포인트 색상을 넣어 직원들의 창의성을 높이고 자리 배치는 철저히 직원들의 의사를 반영했다. 개인별 좌석을 지정하지 않고 업무 스케줄이나 동선 등을 고려해 각자 원하는 자리에서 업무를 볼 수 있도록 돕는 `자율좌석제`를 과감히 도입했다. 자율좌석제는 동료들 간 협업과 평등을 고취하는 효과가 있다는 게 황 회장의 설명이다.

그는 이런 변화를 도입한 배경을 두고 "새로운 세대에게는 종전과 다른 신선한 업무 방식이 효율적"이라며 "직원들의 자율권을 보장하면 역량이 높아져 업무 성과는 자연스럽게 뒤따를 것"이라고 했다.

새롭게 도래하는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에 대한 준비도 황 회장의 경영 철학 중의 하나다.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은 현실의 정보를 가상의 데이터로 변화는 추세를 뜻한다.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을 적극 실천한 사례가 전기방식 매핑 프로그램이다. CNCITY에너지가 업계 최초로 개발한 이 시스템은 도시가스 전기방식시설의 전위데이터(배관 부식의 척도)를 분석할 수 있다.

배관 부식발생 시 점검구역을 자동 선정하고 현장조치 시간을 절반으로 단축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매핑 프로그램은 공급권역 내의 배관 방식 설계는 물론 배관 안전성 향상에 큰 역할이 기대된다.

황인규 회장은 "매핑 프로그램 개발은 현장에서 발생하는 작은 데이터라도 어떻게 보느냐에 따라 큰 가치를 가질 수 있다는 예를 보여 준 것이고, 점검원 모두가 매핑 프로그램을 현장에서 적극 활용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CNCITY에너지의 변화는 소비자 니즈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황 회장은 흥미로운 예를 들었다. "과거에는 분식집에서 주인이 왕이었다. 손님이 찐만두를 달라고 해도 `오늘은 왕만두만 주문할 수 있다`고 주인이 못 박으면 어쩔 수 없이 왕만두를 먹어야 했다"고 빗댄 그는 "소비자들도 다양한 선택을 하고 있기 때문에 요구를 반영한 경영을 우선시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소비자가 원하는 서비스를 제공해야 한다`는 간단한 명제 실현에 방점이 찍혀 있다.

CNCITY에너지는 지역 환원 사업에도 역량을 집중시키고 있다. CNCITY마음에너지재단은 미래를 만들어 갈 청년들의 성공을 지원하고 있다. 문화예술을 통한 소통의 장을 열고 지역사회의 지속가능한 발전을 돕고 있다.

눈에 띄는 건 지역 청년들의 주거 안정화에 뛰어든 점이다. CNCITY 마음에너지재단은 지난 해 높은 공실률로 활용도가 떨어진다는 지적을 받아온 대덕특구 `누리관`의 운영 수탁기관으로 지정됐다.

CNCITY 마음에너지재단은 공유라운지와 공유주방, 헬스장, 스터디룸 회의실 등 각종 편의시설이 들어서는 이곳의 운영을 2024년까지 맡아 청년들의 주거안정을 도울 예정이다.

대전 소제동 철도관사촌의 가치를 알리는 프로젝트도 주목받고 있다. 버려진 옛 철도공무원관사를 중심으로 한 문화예술 활성화 계획의 하나로 올해 2월 `관사16호`를 리모델링해 개관했다.

이를 통해 지역문화기반 재창조에 노력하고 있다. 이외 매년 개최되는 `에너지스테이션(Energy Station)`은 청년문화예술 프로젝트로 아티스트의 실험적인 창작활동 지원과 대전 청년들의 문화 향유를 위해 실시되고 있다.

황인규 회장은 "동물의 왕 사자는 2000년 전에도 지금과 같은 방식으로 얼룩말을 뒤쫓았다. 인간과의 차이점이 여기서 온다고 생각한다"며 "시대 변화에 맞는 개선이 필요하다. 회사 운영과 다양한 지역 사회 공헌 사업도 같은 취지로 기획·실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이런 점을 밑바탕 삼아 편리한 에너지와 최상의 서비스를 함께 제공해 시민이 더욱 쾌적하고 풍요로운 생활을 누리실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검사 출신 CEO 공익 최우선 철학

□ 황인규 회장은

황인규(59)CNCITY에너지 회장은 서울 대성고, 서울대 법학과, 동 행정대학원 정책학과, 스탠퍼드 법학대학원 방문학자 과정을 마쳤다. 1988년 제30회 사법시험에 합격, 1991년 사법연수원 20기를 수료한 후 1991년 서울지검 검사로 법조계에 발을 들였다.

1993년 부산지검 울산지청, 1995년 수원지검 성남지청, 2009년 서울중앙지검 외사부 부장검사, 대전지검 서산지청장을 지낸 그는 2010년에는 대검 미래기획단장으로 활동했다.

2013년 인천지검 부천지청 지청장을 끝으로 그는 법복을 벗고 도시가스업계에 발을 들여놓게 됐다. 어린 시절 그의 장래희망은 외교관이었다고 한다.

이후 국가발전에 힘이 되고 싶단 생각에 행정고시를 준비했지만 아버지의 권유로 사법고시를 선택해 검사가 됐다. 그의 아버지는 옛 대한도시가스(현 코원에너지서비스)의 창업주 고 황순필 회장이다.

가업을 잇는 CEO가 된 그는 수익 창출뿐만 아니라 도시가스를 공급하는 대전시 전역 소비자들이 안전하고 저렴한 연료를 사용할 수 있도록 돕는 게 우선이라고 강조한다.

황 회장은 "민간업체가 가스를 공급하고 있지만 도시가스는 국가의 엄격한 통제가 이뤄지는 분야다. 국가 기간산업인 에너지를 안전하게 공급하는 게 최우선 목표"라고 했다.

CNCITY에너지는 2017년 변화를 맞았다. 사명을 충남도시가스에서 CNCITY에너지로 변경한 것. CNCITY는 Creating a New City(함께 만드는 새로운 에너지 세상)의 줄임말이다.

황 회장은 "에너지로 세상을 연결해 사람들이 더 행복한 삶을 누릴 수 있도록 새로운 에너지 네트워크를 만들어 나아간다는 의미"라며 "단순히 에너지 자원을 공급하는 차원을 넘어, 사람들이 반드시 누려야 할 기본적이지만 가장 소중한 것, 우리의 생활을 풍요롭게 하는 문화와 예술, 사회와 공익에 대한 지원을 통해 마음 에너지를 풍요롭게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지역 사회와의 상생도 경영 이념으로 내세우고 있다. "우리 회사는 지역을 기반으로 에너지라는 공공재를 제공하는 회사이기 때문에 지역에 관심이 많다. 대전 시민이 행복해지는 것이 우리에게 가장 중요하다"

CNCITY에너지는 `CNCITY마음에너지재단`을 설립해 대전의 미래를 이끌어갈 지역 청년들을 지원하고 시민들에게 새로운 문화 경험을 제공하고 있다.

황 회장은 "마음에너지재단을 통해 대전의 소중한 문화유산을 가꾸며, 시민들과 문화 예술을 통해 소통하려 한다"고 밝혔다. 김용언 기자

<저작권자ⓒ대전일보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김용언
저작권자 © 대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