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서 대전대 총장
이종서 대전대 총장
지식기반사회가 도래하면서 창의성은 국가의 중요한 정책의제가 되었고 기업도 직원채용에 창의성을 우선시하며 교육에서도 창의성 교육이 무엇보다 강조되는 시대가 되었다. 이제는 이미 존재하는 지식재산권을 모방하지 않고 가장 먼저 새로운 것을 개발해내야 하고, 저비용·효율성·고객감동 시대에 창의적인 업무수행이 필연적이기 때문이다. 가정과 저학년 단계에서 강조되었던 인성교육이 대학교육에서 까지 강조되고 있는 마당에 창의성 교육에 대한 대학의 책무는 훨씬 크다 하겠다.

그러나 창의성 교육을 막상 실현하는 것은 대단히 어려운 일이다. 대부분 기성세대 교육자들이 창의성 교육을 받아보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창의성이란 정의부터가 쉽지가 않다. 창의성을 원조(origin)를 만들어 내는 것이라고 간단히 정의할 수도 있지만 비교적 자세하고도 이해하기 쉽게 정리된 이재영교수의 정의를 소개하고자 한다. 그는 창의성을 "이전에 존재하지 않았던 것의 발명, 이전에 존재했더라도 존재 사실을 몰랐던 것을 발견, 어떤 일을 해내는 새로운 프로세스를 발명, 존재하는 프로세스를 전혀 다른 영역에 적용하여 성공, 어떤 것을 새로운 시각으로 조망하여 다른 사람들이 바라보는 시각을 변화시키는 것"으로 정의하고 있다. 전기의 발명, 아메리카 대륙의 발견, 요즘 코로나 백신을 다른 질병의 치료제를 적용하여 개발하려는 노력들이 이에 해당하리라. 그러면 이러한 창의성을 어떻게 계발할 것인가. 유아기부터 초중등학교 교육에 이르기까지 그림으로 퀴즈를 풀어내는 것, 어떤 문제해결을 위한 아이디어를 짜내는 것 등 다양한 노력들을 하고 있지만 우리나라 교육이 세계적으로 칭찬을 받고 있음에도 여전히 미흡하다고 지적받는 것이 창의성 교육이라 할 것이다.

필자는 창의성 교육도 훈련이요 습관이라 말하곤 한다. 기존에 존재하는 것과 다르게 생각하기, 다른 시각으로 바라보기 등 습관을 기르고 훈련을 하는 것이다. 이러한 방법에 있어 매우 효과적인 것이 미술사를 예로 들어 다른 시각으로 바라보기를 설명하는 방법이다. 인간의 오감 중에 시각이 차지하는 비중이 55%로 가장 비중이 높다고 알려져 있고 가장 피부에 와 닿게 설명할 수 있기 때문이다. 미술을 대상이 지닌 고유의 색채와 형태를 객관적으로 묘사하던 것에서 내가 느끼는 인상을 그리는 주관적인 것으로 획기적인 전환을 이뤄낸 `인상파`, 작가가 새로운 창작을 해야만 하는 것에서 기성품(ready made)에 의미부여만 해도 미술이 되는 것으로 혁명적 사고의 전환을 가져온 다다이즘의 `마르셀 뒤샹`, 미술은 고급스럽고 형이상학적인 것이어야 한다는 통념을 깨고 일상생활에서 쉽게 볼 수 있는 문화를 소재로 대중적 미를 추구한다는 팝아트의 문을 연 `앤디워홀`, 이들은 기존의 고정관념과 미술을 바라보는 시각을 뒤엎고 미술계에 새로운 세상을 열었다.

우리는 어떻게 하면 이러한 창의적인 사고를 할 수 있을까. 항상 `왜`라는 질문을 달고 사는 훈련을 하여야 한다. 왜 미술은 이래야 하는 것인가. 더 나아가 사람은 왜, 무엇에 불편해하거나 힘들어 하는지, 왜, 무엇에 기뻐하고 좋아하는지, 질문하고 고민하는 자세를 갖도록 하는 것이다. 사람을 즐겁게, 편리하게 해줄 고민에 집중한다면 창의력이 샘솟게 되어 있다. 빨대에 목주름을 넣는다든지, 뜨거운 종이컵에 컵홀더를 씌운다든지, 연필 위에 지우개를 붙여 놓는다든지 너무나 간단한 일이지만 먼저 고민하고 아이디어를 내는 것이 중요한 것이다. 우리 대학은 이러한 실천적 교육을 위해 리빙랩(Living lab)을 전국 대학 중에서도 선두에 서서 운영하고 있다. 말 그대로 대학의 실험실을 삶의 현장에 옮겨 현장의 문제를 고민하며 찾아내고 그 해결책을 만들어 내는 것이다. 쓰레기 매립장의 악취, 전통시장의 화재위험, 어린이의 아토피, 원도심의 슬럼화 등 주민들이 힘들어 하는 현장을 찾아 어떻게 하면 이들이 편안하고 행복해질 수 있을까. `왜, 무엇이`라는 질문을 가지고 교수·학생, 기업, 지역민들이 같이 머리를 맞대고 고민하며 해결책을 만들어 나가는 `3way 리빙랩`은 대전대가 상표등록한 창의적, 실천적 교육브랜드이다. 이종서 대전대 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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